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5월이 왔다.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개인사업자 입장에서는 5월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종합소득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내야 하지만, 어떻게든 세 부담을 덜고 싶은 것이 납세자의 마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5월이 지나고 나면 절세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을 찾는 개인사업자들이 늘어난다.
절세 혜택이 큰 금융상품은 대부분 만기가 긴 연금 상품이 많다. 뇌과학자들은 사람들의 뇌 구조가 장기 저축에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해 뇌를 촬영해 보면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달라진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생각할 때도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다르다는 것이다. 뇌는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다른 사람으로 여긴다. 지금 내가 저축한 돈을 미래에 다른 사람이 찾아 쓴다고 받아들인다. 그래서 장기 저축을 꺼리게 된다. 지금 당신이 노후를 위해 저축하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내 탓’이 아니고 ‘뇌 탓’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노후 대비 저축을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의 자신을 상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뇌과학자들이 실험 대상자에게 미래 모습을 아바타로 만들어 보여줬더니 저축 금액이 늘어났다고 한다. 둘째, 당장 눈에 띄는 효용이 있어야 하는데, 절세 혜택도 그중 하나다. 지금 저축하면 미래에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말보다 당장 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훨씬 호소력이 크다.
●과세 대상 소득을 줄여주는 노란우산공제
소득이 많은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도록 소득세율은 누진세율(6.6∼49.5%)을 적용한다. 따라서 같은 금액을 소득공제 받더라도 소득이 많아서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절세할 수 있다. 이 같은 형평성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노란우산공제는 가입자의 소득에 따라 소득공제 한도에 차등을 두고 있다. 가입자의 사업소득이 4000만 원 이하이면 최대 500만 원, 4000만 원 초과 1억 원 이하이면 최대 300만 원, 사업소득이 1억 원이 넘으면 최대 200만 원까지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노란우산공제 적립금은 압류, 양도, 담보 제공이 금지된다. 공제금은 가입자가 폐업하거나 사망한 때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 10년 이상 납부한 경우에는 60세 이후에 연금처럼 분할해서 수령할 수도 있다. 분할 수령 기간은 5년, 10년, 15년, 20년이다.
●세금 줄여 주는 연금저축과 IRP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대신 적립금은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해야 한다. 연금으로 수령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3.3∼5.5%)의 연금소득세만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55세 이전에 적립금을 중도 인출하거나 연금계좌를 해지하면 기타소득세(16.5%)를 납부해야 한다.
●이자소득 비과세하는 연금보험
개인연금 상품에는 연금계좌처럼 저축 금액을 세액공제 해주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보험회사가 판매하는 연금보험이 이에 해당한다. 연금보험도 저축성보험의 한 종류라 할 수 있는데, 세액공제는 받을 수 없지만 저축성보험 가입자는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보험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험차익이란 보험회사에 납부한 보험료를 초과해서 수령하는 보험금을 말한다.
본래 보험차익은 이자소득으로 과세한다. 하지만 저축성보험의 만기 또는 중도 해지일까지 기간이 10년이 넘는 등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보험차익을 비과세한다. 다만 비과세 한도에 제한이 있다. 일시납 보험은 1인당 1억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적립식 보험은 월 보험료가 150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하고, 보험료 납입 기간이 5년을 넘어야 한다. 다만 보험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종신형연금은 납입 한도에 제약 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