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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부부 감동시킨 한인 어린이합창단

입력 | 2023-05-01 03:00:00

백악관 공연뒤 박수 안멈춰 ‘앙코르’
45초 행사가 15분 넘게 이어져
나가던 아이들 다시 불러 기념촬영
SNS에 “특별한 순간” 사진 올려



재미 한인 2세로 구성된 미국 뉴저지 한국학교의 어린이 합창단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기념 공연을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이들은 당초 45초 정도 짧게 아리랑을 부를 예정이었지만 노래에 감동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앙코르 공연을 요청해 만남이 15분 이상으로 길어졌다. 사진 출처 조 바이든 대통령 트위터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환영식에서 공연을 한 한인 2세 어린이 합창단이 비공개 ‘앙코르 공연’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부부가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자리를 떠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 뉴저지 한국학교의 어린이 합창단은 백악관에서 열린 윤 대통령 공식 환영 행사에 초청받아 정식 공연을 진행했다. 이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의 유튜브 영상 심사로 선정된 이들은 약 한 달간 공연을 준비해 왔다. 공식 공연 이후 이들은 백악관 내부 메인홀에서 양국 정상 부부만을 위해 45초 정도의 짧은 아리랑을 부르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분홍색 한복을 입고 머리를 곱게 땋은 아이들이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에 감탄한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박수를 치며 이들을 놔주지 않자, 백악관 관계자가 ‘앙코르 곡’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합창단은 공식 환영식에서 불렀던 뮤지컬 주제곡으로 화답했다.

20여 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일한 뒤 현재 커뮤니티 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인 질 바이든 여사는 “나도 선생님이라 아침까지 중간고사 채점을 하다가 나왔다”며 “그런데 너희들 오늘 학교 안 갔지?”라며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허리를 숙여 아이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눴다. 아이들이 뉴저지주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듣자 “그쪽을 잘 안다. 나는 델라웨어, 아내는 뉴저지주 남부에서 자랐다”며 반가워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퇴장하는 아이들을 다시 불러 기념촬영도 했다고 한다. 이에 당초 1분 미만으로 예정돼 있던 만남은 15분 이상으로 길어졌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게시하며 “특별한 날,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적었다.

2015년 창단한 이 합창단은 뉴저지 한국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2세 어린이 40명으로 구성돼 있다.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 유엔 본부, 카네기홀 등에서 공연을 해왔다. 이 학교는 “처음에는 한국말 발음도 어색했던 아이들이 합창단 활동을 통해 ‘청산에 살리라’ ‘보리밭’ 같은 곡을 자유자재로 부르며 미국 주류 사회에 한국의 노래를 소개하는 문화사절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