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밀착형 케어’ 나선 용산구·은평구 용산구, 어르신 폐기물 배출 돕는다 은평구, 중장년 1인 가구에 전입 선물
《우리나라 복지 사업은 신청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복지 서비스를 원하는 당사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 제도를 알아보고 신청을 해야만 지원이 이뤄지는 구조인 것. 복지 제도가 마련돼 있어도 제대로 수혜를 보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가 생겨나는 이유다.
이에 최근 각 지자체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한편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위기 가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서울의 경우 ‘생활 밀착형 케어’를 통해 중장년층 1인 가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다. 정책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의 위기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기 위한 것.
서울에선 대표적으로 용산구와 은평구가 시민 삶 깊숙이 찾아가는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어르신 집, 깨끗하게 지켜드려요!
‘깨끗한 가(家) 지킴이 사업’을 위해 더불어함께건축협동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김선수 용산구청장 권한대행(오른쪽). 용산구 제공
이 사업은 옥상에 거주하는 어르신이 좁은 철제 계단을 내려오기 힘들어 쓰레기를 집에 쌓아두는 모습을 본 구청 관계자가 제안한 것이 사업화된 사례. 용산구는 지난 3월 서울시의 ‘2023년 약자와의 동행 자치구 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돼 확보한 3000만 원을 이번 사업에 투입한다.
이용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인 주민 중 노인 단독·부부가구, 중증장애, 거동이 불편한 1인 가구다. 주민센터 복지 플래너와 돌봄 매니저가 동별로 이용가구를 30세대씩 발굴해 세대당 월 4회씩 총 30회의 방문 서비스를 11월까지 제공한다. 폐기물 수거시간을 고려해 매주 월∼목요일, 오후 6∼9시 사이에 2인 1조로 대상 가구를 방문하는데,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 지원 등 다양한 복지 서비스도 연계해 제공한다.
김 권한대행은 “사회적 고립과 거동 불편은 깊은 우울감으로 이어지기 쉽다”면서 “취약계층에 맞는 세분화된 돌봄 서비스를 발굴해 약자와의 동행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생활 지원-고독사 위험 발굴까지 ‘논스톱’으로
은평구가 전입해 온 중장년 1인 가구에게 지급하는 ‘웰컴행복박스’. 은평구 제공
웰컴행복박스는 가구 특성에 맞춰 △안심 △홈트 △생활 총 3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청자가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안심 세트는 지문방지 필름과 투척용 소화기 등 안전 관련 물품이 △홈트 세트는 요가매트와 스트레칭 밴드 등 건강 증진을 돕는 품목이 △생활 세트는 휴지, 치약 등 생필품이 담겨 있다.
지원 대상은 올해 타 지역에서 은평구로 전입해 온 1958∼1983년생 1인 가구 1000명. 주소지 관할 동 주민센터와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은 후 자격 요건 확인을 거쳐 신청인 주소지로 물품이 배송된다.
은평구는 웰컴행복박스 신청 시 고독사 위험을 판단하는 항목 등으로 구성된 생활 실태 설문조사를 함께 진행해 취약가구를 조기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취약가구로 판단될 경우 민관 협업을 통해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연계 지원한다.
김 구청장은 “중장년 전입 1인 가구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취약 가구 발굴과 서비스 연계로 고독사도 예방하길 기대한다”면서 “1인 가구가 행복한 건강 도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