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검찰에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대상자가 일방적으로 조사 일정을 정할 수 없다”며 송 전 대표가 검찰청에 오더라도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돌려보내겠다는 입장을 확실히했다. 검찰은 1일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에서 일했던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宋 “2일 자진 출석”…檢 “돌려보낼 것”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4.24. (공항사진기자단)
● 회계 담당자와 전직 보좌관 최근 파리 다녀와
검찰은 송 전 대표 측근들이 최근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사실을 파악하고, 말맞추기가 있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송 전 대표의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 사무실과 먹사연 및 경선캠프에서 회계를 맡았던 박모 씨를 압수수색했다. 특히 박 씨는 3월 말 ~4월 초 송 전 대표가 머물던 프랑스 파리에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송 전 대표 측은 1일 입장문을 내고 “당시 여러 사람이 프랑스 단체 관광을 왔다. 이 사건 최초 압수수색이 4월 12일이고 이들이 방문한 것은 그 전”이라며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시점이고, 마치 모의라도 한 것처럼 기사가 나간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3월 초부터여서 송 전 대표와 박 씨 사이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또 송 전 대표의 최측근인 박모 전 보좌관에게 돈봉투 사건 관련 취재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1월이어서 당시부터 송 전 대표 측이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박 전 보좌관 역시 올 2월 파리를 찾아 송 전 대표를 만났다고 한다.
● 캠프 관계자 3명 추가 압수수색
뉴스1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기존에 알려진 9400만 원 돈봉투 외에 추가 자금 살포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특히 먹사연의 2021년 기부금 명세를 보면 그해 총 3억7000여만 원의 기부금이 들어왔는데, 이 가운데 전당대회 직전인 2~4월 1억4000여만 원이 집중적으로 모금됐다. 검찰은 먹사연의 기부금 중 일부가 전당대회 경선자금으로 유용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먹사연 측은 “당의 선거와 무관하고 기부금 지출입 내역은 모두 적법하게 회계 처리됐다”는 입장이다.
장은지기자 jej@donga.com
구민기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