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후 전남 영암 삼호지구대에서 모친과 만난 길 잃은 자녀 둘. (영암서 제공) 뉴시스
맨발에 속옷 차림으로 거리를 헤매던 어린 남매가 이웃의 관심과 경찰의 보살핌 덕분에 무사히 부모 품으로 돌아갔다.
2일 전남 영암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경 영암군 삼호읍에서 도로를 돌아다니던 어린이 2명을 데리고 있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한 시민은 근처 편의점 주인과 손님으로, 경찰이 올 때까지 아이들을 편의점에서 보호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4세 여아와 2세 남아는 면 티셔츠에 속옷·기저귀 차림이었다. 두 아이 모두 신발이나 양말도 신고 있지 않았다.
경찰은 주변 거리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으나 아이들이 어느 집에서 나왔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마을 이장과 인근 상점 업주들을 상대로 아이들 부모와 집 주소 파악에 나섰다. 마침 한 상점 업주가 아이들의 모친을 알고 있어 연락이 닿았다.
아이들의 소식을 접한 모친은 한달음에 지구대를 찾았다. 그는 경찰관들에게 연신 “고맙다”고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의 부모는 캄보디아 출신 이주 노동자 부부다. 어머니가 잠시 이웃을 만나러 집 앞에 나간 사이 아이들이 따라 나오면서 길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을 부모에게 인계한 영암경찰서 삼호지구대 관계자는 “협조해 주신 상점 업주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위험에 처한 주민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