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산서 사흘만에 또 스쿨존 사고…화물차 덮쳐 70대 사망

입력 | 2023-05-02 16:58:00


부산 지역 내리막 도로에 위치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 10세 여아가 부산 영도구에서 지게차에서 떨어진 화물에 치여 숨진데 이어, 1일 화물차에 치여 70대 할머니가 목숨을 잃었다. 산비탈에 학교와 주택이 조성된 부산의 지형 특성을 감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1일) 오후 2시반경 A 씨(71)가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삼정그린코아아파트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 2.5t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40대 화물차 운전자는 폭 5m의 좁은 내리막 도로를 100m가량 제동 없이 운행하다가 A 씨와 충돌했다. 이후 왕복 4차선 도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고 반대편 인도에서 멈춰 섰다.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고 발생지점은 운봉초와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스쿨존 지역이다. 한 주민은 “하교 시간이었다면 다수의 어린이가 피해를 겪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는 부산 영도구 스쿨존에서 지게차에서 떨어진 화물에 의해 10세 여아가 숨진지 사흘 만에 발생했다. 당시 노란 안전펜스가 있었지만 1.7t 무게의 화물을 이겨내지 못하고 인도를 걷고 있던 아이들을 덮쳤다.

전문가들은 비탈길이 많은 부산의 특성을 감안한 맞춤형 스쿨존 교통사고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교수는 “무단횡단 등을 막기 위한 현행 스쿨존 펜스가 아닌 차량 충돌에도 견디는 방호 울타리가 설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준한 삼성교통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리막이 이어진 스쿨존에서는 공장과 작업장이 들어설 수 없게 관할 지자체가 인허가에 신중을 기하고, 작업시 사고 위험 관리자를 의무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비탈길 스쿨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등하굣길에 해당 도로의 대형 화물차 진입을 통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부산 52개 학교의 61개 도로가 등하교 시간 차량 운행이 전면 금지돼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먼저 학생 등하교 시간대 위험지역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