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이 있는 집은 극도로 예민하기 마련입니다. 집안에서는 가급적 TV도 안 켜고 큰 소리도 잘 안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윗집에서는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이웃의 특수한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 거주자들이 많은 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입니다.
층간소음의 가장 큰 괴로움 중에 하나가 장기 지속성입니다. 짧게는 6개월, 길면 2~3년 계속됩니다. 학생은 물론 부모들도 고통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병원 정신과에 다닌다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 정도 몰상식한 이웃과는 대화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제3자의 힘을 빌리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사례:“시끄럽다” 항의해야 비로소 잠잠…장기간 반복돼 정상 생활 어려워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7층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주부입니다.
큰 애가 고3 수험생 남학생입니다. 한창 예민하면서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윗집에서 아이들이 매일같이 쿵쿵 대는 소리 때문에 아예 할머니댁에 가 있는 형편입니다. 중2 딸애도 자주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합니다. 남편은 업무상 새벽 4시에 출근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편히 쉬어야 하는 저녁에 윗집의 쿵 쿵 거리는 소리 때문에 집에서 도저히 쉴 수가 없다고 합니다. 직장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합니다.
위층에는 할머니, 젊은 부부와 3살짜리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괜히 분쟁을 일으킬까봐 9개월을 참다가 위층에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위층 아주머니는 “아이가 노는 거라 어쩔 수 없다”면서 “아파트 살면서 그 정도는 이해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아이를 낮에 재우고 밤에 뛰어 놀게 하니 우리집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이고 남편 모두 도저히 생활하기가 힘듭니다. 저는 가슴이 두근거려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웃간의 분쟁이나 손해배상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웃과는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층간소음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다보면 심장병, 소화불량, 혈압상승, 정신병 등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음 저감을 위해 직접할 수 있는 방법과 외부의 도움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층간소음의 전달이 가장 큰 방과 작은 방을 구분해 잠은 소음전달이 작은 방에서 자도록 합니다. 이때 벽에는 커튼이나 석고보드 등을 설치합니다. 또 수면 10분 전에 일반적인 음악보다는 조용한 빗소리 음향을 틀어 윗집의 층간 소음을 중화하는 방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