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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 있다” 해도…밤마다 발소리 쿵! 쿵! [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입력 | 2023-05-03 17:00:00


고3 수험생이 있는 집은 극도로 예민하기 마련입니다. 집안에서는 가급적 TV도 안 켜고 큰 소리도 잘 안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윗집에서는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이웃의 특수한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는 거주자들이 많은 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입니다.

층간소음의 가장 큰 괴로움 중에 하나가 장기 지속성입니다. 짧게는 6개월, 길면 2~3년 계속됩니다. 학생은 물론 부모들도 고통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병원 정신과에 다닌다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 정도 몰상식한 이웃과는 대화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제3자의 힘을 빌리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 아래 내용은 실제 사례입니다. 층간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시끄럽다” 항의해야 비로소 잠잠…장기간 반복돼 정상 생활 어려워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7층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주부입니다.
큰 애가 고3 수험생 남학생입니다. 한창 예민하면서도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윗집에서 아이들이 매일같이 쿵쿵 대는 소리 때문에 아예 할머니댁에 가 있는 형편입니다. 중2 딸애도 자주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합니다. 남편은 업무상 새벽 4시에 출근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편히 쉬어야 하는 저녁에 윗집의 쿵 쿵 거리는 소리 때문에 집에서 도저히 쉴 수가 없다고 합니다. 직장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합니다.

위층에는 할머니, 젊은 부부와 3살짜리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괜히 분쟁을 일으킬까봐 9개월을 참다가 위층에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위층 아주머니는 “아이가 노는 거라 어쩔 수 없다”면서 “아파트 살면서 그 정도는 이해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습니다.

사례 몇 개를 더 말하자면, 작년 9월 말 밤 9시에 발망치 소음에 저희 가족이 너무 놀라 인터폰으로 위층에 “조용해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금방 거짓말처럼 조용해 졌습니다. 작년 10월초 밤 10시에 쿵 쿵 대는 소리에 머리가 아팠지만 조금 있으면 조용하겠지 하고 참다가 하도 화가 나서 인터폰을 5차례나 했습니다. 역시 조용해졌습니다. 10월말 밤 9시에 뛰는 소리와 피아노 소리가 함께 울렸습니다. 인터폰을 하니 아예 받지를 않았습니다. 경비실에 전화해서 직원이 방문했습니다. 금방 조용해졌습니다. 며칠 있다가 밤 10시가 넘어서 계속 쿵쿵거리는 소리 때문에 경비실에 또 연락을 했습니다. 8층에서 인터폰이 와 짜증스런 목소리로 “모두 자고 있는데 왜 시끄럽다고 인터폰을 하느냐”고 화를 냈습니다. 그 후 10분이 지나자 들리던 소음이 잠잠해졌습니다.

이를 보면 바로 위층에서 내는 소음이 분명하고, 자기들도 모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항의를 하면 조용히 시킵니다. 문제는 자신들의 소음으로 아랫집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고통을 받는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항의를 해야 겨우 진정시키는 일이 이렇게 오래도록 반복돼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이를 낮에 재우고 밤에 뛰어 놀게 하니 우리집 공부하는 학생은 물론이고 남편 모두 도저히 생활하기가 힘듭니다. 저는 가슴이 두근거려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웃간의 분쟁이나 손해배상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웃과는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층간소음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다보면 심장병, 소화불량, 혈압상승, 정신병 등의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음 저감을 위해 직접할 수 있는 방법과 외부의 도움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층간소음의 전달이 가장 큰 방과 작은 방을 구분해 잠은 소음전달이 작은 방에서 자도록 합니다. 이때 벽에는 커튼이나 석고보드 등을 설치합니다. 또 수면 10분 전에 일반적인 음악보다는 조용한 빗소리 음향을 틀어 윗집의 층간 소음을 중화하는 방법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1주일에 1회는 반드시 층간소음 주의 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하십시오. 또 위층에 특별히 피해가 심한 시간대를 알려주고 부엌과 현관과 안방의 연결된 통로에 매트를 설치해줄 것을 요청하십시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