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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15년 만에 9연승…‘봄데’에서 ‘탑데’로

입력 | 2023-05-02 23:24:00


래리 서튼 감독이 2일 KIA전 승리로 9연승을 거둔 뒤 선수단에게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가 5연승 중이던 KIA를 물리치고 9연승을 이어갔다. 롯데는 2일 프로야구 광주 경기에서 안방팀 KIA를 7-4로 꺾었다. 롯데가 9연승을 기록한 건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롯데가 이번 주중 3연전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둘 경우 2008년 기록한 구단 최다 연승 기록(7월27일 사직 한화전~9월2일 사직 LG전·11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선발 부진에도 1위 원동력은 ‘원팀’
앞선 4차례 선발 등판에서 아직 승리가 없던 박세웅은 이날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득점지원을 받고 등판했다. 롯데 타선은 1회초부터 희생번트, 희생플라이로 선취 1점을 따냈다. 하지만 1회말 곧바로 무사만루 위기를 자초한 박세웅이 1-2 역전을 허용했다.

2일 시즌 다섯 번째 선발 등판에서 역투하고 있는 박세웅. 박세웅은 이날 선발 승 요건까지 아웃카운트를 하나 남겨둔 채 교체됐지만 팀의 9연승에 웃읕 수 있었다. 롯데 제공.

그러자 롯데 타선은 2회 6, 7번 타자인 노진혁과 한동희의 연속 2루타로 곧바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박승욱이 볼넷을 얻어 나간 뒤 주자 1, 3루 상황에서 이중도루로 곧바로 3-2로 역전해 박세웅이 다시 승리투수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롯데는 3회 상대 선발 메디나의 폭투에 이어 안치홍의 적시타와 노진혁, 한동희의 연속안타로 점수를 5-2까지 벌렸다. KIA는 3회 최형우와 소크라테스가 각각 박세웅에게 2루타를 뽑아내면서 다시 5-3으로 추격했다. 박세웅은 4회에도 2사 1, 2루 위기를 맞긴 했지만 이를 막고 5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오르며 시즌 첫 승 요건을 갖추는 듯 했다.

하지만 박세웅은 2아웃을 잡아낸 뒤 소크라테스와 이창진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고 롯데는 승리요건까지 아웃카운트 단 하나만 남겨둔 박세웅의 교체를 선택했다.

7번 타순에서 4타수 2안타 1득점 2타점으로 활약한 한동희. 롯데 제공

경기 전 래리 서튼 감독은 올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의 성적에 대해 “선발투수 박세웅, 반즈, 스트레일 리가 고전했음에도 나온 결과”라며 “한 명에 의존하는 야구가 아니라 한 팀으로 싸우는 강한 야구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날 롯데의 마운드 운영 기조 역시 선수 개개인이 아닌 ‘한 팀’이었다. 박세웅이 4와 3분의 2이닝 동안 3실점하고 내려간 뒤 롯데 마운드에는 김진욱-최준용-김상수-구승민 등 필승조와 마무리 김원중이 차례로 등장했다. 9회 김원중이 1실점하기 전까지는 4점차(7-3)로 앞서고 있었기에 모든 투수들이 등판 때에는 홀드, 세이브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 상태였지만 팀의 연승을 이어가기 위한 의지를 보여줬다.

무실점으로 7회를 마친 필승조 김상수. 롯데 제공.

무실점으로 8회를 마친 필승조  구승민. 롯데 제공.



●‘봄데’ 이제는 안녕?
롯데는 시범경기나 시즌 초반 활약을 할 때마다 ‘봄데’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2017년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에 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사직 KIA전부터 롯데가 연승행진을 시작할 때도 롯데는 어김없이 ‘봄데’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달 30일 사직에서 키움을 잡고 8연승을 거두며 2012년 이후 11년 만에 2위 SSG와 승차 없는 1위에 오르며 ‘탑데’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날 9연승으로 SSG와 승차를 1경기 벌린 단독 1위 자리를 다졌다. 이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5월 6일)’까지도 단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3일 KIA전에서는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맞고 있는 나균안이 ‘10연승’ 이어가기에 도전한다.



●KT 9연패 탈출, 한화는 6연패 늪에
문학에서는 KT가 김준태, 장성우의 홈런 두 방을 앞세워 SSG를 11-4로 꺾고 9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5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쳤던 KT 타선은 1회부터 알포드의 2루 적시타와 김준태의 홈런 등 장타로 3점을 뽑으며 무득점 행진을 마쳤다. SSG 조형우는 2회 KT 벤자민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날렸지만 팀 패배에 웃지 못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알칸타라의 7이닝 무실점 호투와 로하스의 솔로포를 앞세워 한화에 3-0 승리를 거뒀다. 한화 선발투수 장민재도 5와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하며 제 몫을 다 했지만 타선의 침묵으로 시즌 2패(1승)를 떠안았다. 최하위 한화는 6연패에 빠졌다.

대구에서는 키움과 삼성이 9회까지 0-0 접전을 펼치다 연장 10회 4점을 뽑은 키움이 승리를 거두고 2연패를 탈출했다. 삼성의 연승은 5에서 멈췄다. 창원에서는 LG가 NC를 5-3으로 꺾고 3연패를 탈출하며 2위 SSG와 승차를 지운 3위를 지켰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