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흘만에 또 스쿨존서… 부산 비탈길 사망 사고

입력 | 2023-05-03 03:00:00

지난달 28일 10세 여아 사망 이어
1일 화물차에 치인 70대 숨져
“지역 특성 감안한 안전대책 필요”




부산 지역에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경찰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산비탈에 학교와 주택이 조성된 부산의 지형 특성을 감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1일) 오후 2시 반경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스쿨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A 씨(71)가 2.5t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40대 화물차 운전자는 폭 5m의 좁은 내리막 도로를 100m가량 속도를 줄이지 않고 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차는 신호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들이받고 반대편 인도로 밀고 들어간 후에야 멈췄다.

화물차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고는 운봉초와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한 주민은 “하교 시간에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아찔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고 3일 전인 지난 달 28일 오전에도 부산 영도구 스쿨존에서 지게차에서 떨어진 무게 1.7t짜리 원통형 화물이 굴러내려가며 등교하던 초등학생 3명과 학부모 1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 양(10)이 숨졌는데 당시 보행로에는 안전펜스(방호울타리)가 설치돼 있었지만 화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화물을 떨어뜨린 지게차 기사는 무면허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비탈길이 많은 부산의 특성을 감안한 스쿨존 교통사고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교수는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지금의 안전펜스로는 차량이나 화물 충격을 견딜 수 없다. 강화된 방호울타리가 설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준한 삼성교통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리막이 있는 스쿨존에는 공장 등이 들어설 수 없게 지방자치단체가 인허가에 신중을 기하고, 불가피하게 작업할 경우 위험 관리자를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은 두 사고를 계기로 비탈길 스쿨존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등하굣길에 대형 화물차 진입을 통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학생 등하교 시간대 사고를 막기 위해 위험지역에 경찰을 배치하고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