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간호법 거부권 행사 압박 당장 대란 없지만 파업수위 높일듯 “간호사 대리수술 합법화 우려” 의료핵심 전공의들 “총파업 동참”
손잡은 의협-간호조무사협 2일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오른쪽)과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 철폐를 위한 보건복지의료연대 투쟁 로드맵 기자회견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단식 6일째, 곽 회장은 단식 8일째를 맞았다. 뉴스1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하는 의사단체 등이 3일과 11일 연가투쟁 등 집단행동에 나선다. 간호법 재논의(거부권 행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7일에는 연대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당장 ‘의료 대란’이 일어나진 않겠지만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면서 의원→중소병원→대형병원 순으로 파업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 3일 연가투쟁 돌입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간무협) 등 13개 보건의료 관련 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 로드맵’을 발표했다. 박명하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오후 전국 각 시도에서 ‘간호법·면허박탈법 강행 처리 더불어민주당 규탄대회’를 개최하겠다”며 “이를 위해 각 직역들이 소속 의료기관에 연가를 내거나 기관 차원에서 단축 진료를 시행하는 등 집회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2차 연가투쟁이 예정된 11일에는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의협 비대위 관계자는 “11일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의원과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문을 닫아달라고 독려할 생각”이라며 “(3일이) 간호조무사 중심이라면 11일은 의료기관 원장들도 함께해 달라는 쪽으로 권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17일 연대 총파업이 현실화되면 환자들의 큰 불편이 우려된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 필수의료 분야의 ‘핵심 인력’인 전공의도 이때까지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단체행동에 동참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간호사 처우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간호법이 (통과되면) 앞으로 대리 수술, 대리 처방이 합법적으로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일단 총파업에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 정부, “의료 현장 지켜달라” 요청
보건복지의료연대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가 열리는 9일과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은 4일 정부로 이송될 예정이다. 대통령은 간호법을 이송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이의가 있으면 이의서를 첨부해 국회로 되돌려 보내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그 법률안을 재의에 부치고,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일 경우 재의결된다.보건복지부는 2일 제3차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보건의료인 여러분께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의료 현장을 지켜달라”며 “휴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는 지방 의료원, 보건소, 보건지소 등을 통해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