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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中, 대북제재는 않고, 한미 안보협력만 비판해”

입력 | 2023-05-03 03:00:00

기자단과 오찬 메뉴 ‘김밥-떡볶이-순대’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정원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4일 개방하는 ‘용산어린이정원’의 언론 사전 공개행사를 계기로 마련됐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워싱턴 선언을 비난한 중국을 겨냥해 “한미가 워싱턴 선언으로 안보 협력을 핵 기반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비판하려면 (북한의) 핵 위협을 줄여주든가 적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국제법을 지켜줘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직접 중국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왜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인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느냐고 정면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4일 개장하는 ‘용산어린이정원’을 둘러본 뒤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 마당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유엔 결의 아니냐”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는데도 (대북) 제재에 전혀 동참을 안 하면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얘기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尹 “中이 적대행위 안하면 韓中 경제문제 얼마든지 해결”


‘워싱턴 선언’ 비난한 中 비판
“바이든이 만찬 무대로 불러 당황
가사 생각 안났으면 망신당할 뻔”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이 대북 제재 동참 등 북핵 해결에 협조하지 않는 이상 한국도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 강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핵 억제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또 “중국이 우리한테 적대행위만 하지 않으면, 서로 계약을 정확히 지키고 예측 가능하게 하고 상호 존중하면 중국과 얼마든지 경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며 “중국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우리가 안 주는 것도 아니다. 현재 그런 것 없다. 기술이든 상품이든 중국에 수출 통제하는 것은 없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중국 견제 공동전선을 한층 더 명확히 한 가운데 나왔다.

윤 대통령은 화제가 된 국빈 만찬 때 ‘아메리칸 파이’ 열창 관련 뒷얘기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미국 쪽 의전이 나와 집사람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몇 개 알려주면 만찬장 또는 만찬 뒤 공연 때 들려준다 해서 돈 매클레인 곡 3개를 줬다”고 했다. 이후 미국 측이 매클레인을 만찬장에 불러오지 못해 뮤지컬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러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무대 위로 올라와 달라고 해 당황했다는 것. 윤 대통령은 “만찬이나 전날 친교 행사를 (바이든 대통령이) 굉장히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안 한다고 할 수도 없었다”며 “그래서 1절 한 소절을 부르니까 또 (가사가) 생각이 나더라. 만약 생각이 안 났다면 아주 망신당할 뻔했다”며 웃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단한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처음에는 취임하고 매일 보지 않았느냐. 그런데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고 물은 뒤 “그런데 나는 살이 찌더라고”라고 농담했다. 이어 “사실 지금도 습관이 돼서 꼭두새벽에 눈을 떠 언론 기사 스크린을 다 한다”며 “도어스테핑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지금 용산의 우리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거의 꼭두새벽부터 제 질문 공세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윤 대통령이 직접 고른 김밥과 순대, 떡볶이, 닭강정, 민트초콜릿아이스크림 등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하며 방미 성과 등을 공유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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