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11세대 E클래스, 기아 EV9, BMW 뉴 7시리즈, 폴스타 폴스타 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제공|벤츠, 기아, 폴스타, BMW
자동차에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을 접목한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로의 전환은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었다. 덕분에 자동차에 담기는 첨단 기능들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자동차가 내 습관을 기억하고, 12개의 카메라로 주변을 살피며 달려 사고를 예방하고, 뒷좌석을 움직이는 영화관으로 만들어주며, 고속도로에서는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각 브랜드가 지닌 혁신적인 첨단 사양들을 살펴봤다.
●메르세데스-벤츠 11세대 E클래스, ‘3세대 MUBX의 인공지능’
메르세데스-벤츠, 11세대 E클래스. 사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11세대 E클래스는 3세대로 진화한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3세대 MBUX)이 탑재되어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동차가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을 학습하는 기능을 새롭게 담았다. 벤츠는 이 혁신 기능을 ‘루틴(routine)’이라고 정의했다.
메르세데스-벤츠, 11세대 E클래스. 사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이를 통해 탑승객은 마치 자동차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자신만의 루틴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실내 온도가 10도 미만이면 시트 히터를 틀고, 앰비언트 라이트(간접 조명)는 붉은색으로 설정하라”라는 식으로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메르세데스-벤츠, 11세대 E클래스 인테리어. 사진 제공|메르세데스-벤츠
이 인공지능은 조수석에 승객이 탑승해 있는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으며, 카메라로 운전자의 눈동자 움직임도 기록한다. 운전자가 조수석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것을 감지하면, 조수석 디스플레이의 밝기를 줄여 운전자의 주의 분산 위험도를 줄여준다. 또한 대시보드 상단에 탑재된 셀프 카메라와 비디오카메라로 차량이 정지한 상태일 때 온라인 화상 회의에 참여하거나, 개인적인 사진과 비디오를 촬영할 수 있는 기능도 담았다.
●기아 EV9,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
3일부터 사전 계약에 돌입했으며, 상반기 출시를 앞둔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기능은 ‘고속도로 자율주행(HDP)’이다. 최상위 모델인 EV9 GT 라인에만 적용되는 레벨 3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주행 환경, 차량과 운전자의 상태 등의 작동 환경이 적합할 시 작동)이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 등에서는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앞 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차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최고 속도 80km/h로 주행할 수 있다. 2개의 라이다와 15개의 센서, 통합 제어기 등을 통해 도로 곡선구간 및 전방으로 갑자기 끼어드는 차량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안전 속도와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기아 EV9 GT-Line 인테리어. 사진 제공|기아
차량 전면부에 장착된 라이팅그릴의 이미지를 바꾸는 방식으로 자동차의 얼굴을 내 취향대로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통해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듯이 ‘라이팅패턴’을 다운로드 받아 적용하는 일종의 유료 구독 시스템이다.
●폴스타 폴스타 4, ‘슈퍼비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폴스타의 쿠페형 SUV 폴스타 4. 사진 제공|폴스타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쿠페형 SUV 전기차인 폴스타 4에는 자율주행 기업 모빌아이(Mobileye)와 협업해 만든 슈퍼비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Supervision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이 장착되어 있다. 총 12개의 카메라, 1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가 기본 탑재된다.
폴스타의 쿠페형 SUV 폴스타 4 인테리어. 사진 제공|폴스타
실내에는 데이터 전송은 되지만 녹화는 되지 않아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가 장착되어 있다. 운전자의 눈과 머리 움직임을 관찰해 운전자의 피로 또는 부주의, 무력함 등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필요시 적극적으로 개입해 안전 운전을 돕는 것이 특징이다.
●BMW 뉴 7시리즈, ‘시어터 스크린’
BMW 뉴 7시리즈. 사진 제공|BMW 그룹 코리아
뒷좌석에 달린 모니터로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시대는 끝났다. BMW 뉴 7시리즈는 전 모델에 뒷좌석 BMW 시어터 스크린을 기본 탑재했다.
BMW 뉴 7시리즈에 장착된 BMW 시어터 스크린. 사진제공|BMW 그룹 코리아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이 시어터 스크린은 32:9의 비율을 지녔으며,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전 세계 최초의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OTT 플랫폼을 내장해 별도의 기기 연결 없이 직접 구동할 수 있으며 최대 8K 해상도를 지원한다. 또한, HDMI 연결을 통한 외부기기 콘텐츠 재생도 가능해 움직이는 회의실로 활용할 수 있다.
BMW 뉴 7시리즈 시어터 모드 작동 모습. 사진 제공|BMW 그룹 코리아
최상의 멀티미디어 감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시어터 모드(Theatre Mode)’ 기능도 탑재되어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모든 뒷좌석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펼쳐지며 실내 조명 조도를 조절해 멀티미디어 감상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한다.
원성열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