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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폭스 국내 환자 96%가 남성…“익명 성접촉 감염 많아”

입력 | 2023-05-03 13:52:00

국내 34번째 엠폭스(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2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 주의 안내가 나오고 있다. 2023.4.26/뉴스1


국내 엠폭스 환자 대부분은 남성이며 주로 모르는 사람과의 성접촉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국내 엠폭스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경과를 발표했다.

이날 기준 엠폭스 환자가 3명이 늘어 52명이 됐다. 이 중 47명은 첫 국내감염 추정환자가 발생한 4월 7일 이후 발생한 환자다.

현재까지 환자 거주 지역은 서울(25명), 경기(10명), 인천·경남·대구(3명)순으로 많다. 국적은 내국인 49명, 외국인이 3명이다.

추정 감염경로는 해외유입 및 관련 사례가 6건에 불과했고 국내 감염 추정 사례가 46건이었다. 밀접접촉(피부접촉·성접촉)에 의한 감염이 51건, 환자 진료 중 감염이 1건이었다.

52명의 환자 중 남성이 50명(96.2%), 이 중 20~40대 남성이 47명(94.0%)을 차지했다.

최초 증상 발생 전 3주 이내 성접촉이 있었던 경우가 50명이었고 익명의 사람과 성접촉한 사례는 43명이다. 여성 환자 2명에 대한 감염경로는 공개하지 않았다.

추정 위험 노출일로부터 첫 증상 발현까지는 평균 9.1일이 걸렸다. 최초 증상 발생일로부터 신고까지 본인 신고건은 평균 6.8일, 의료기관 신고건은 평균 8.9일이 소요됐다.

증상을 보면 모든 환자에게서 피부병변이 나타났다. 증상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하게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등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혹은 전구기 증상이 없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발생 환자는 대부분 경증으로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현재 30명이 입원 치료 중이고 22명은 격리 해제 후 퇴원했으며 후유증 보고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 환자의 진단일로부터 격리 해제까지 소요일은 평균 11.9일이었다.

방대본은 현재까지 조사된 확진환자의 접촉자를 노출 위험도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동거가족 및 직장 내 접촉자 중 추가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특이 증상이 보고된 사례도 없었다.

당국은 지역사회 전파에 따른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고위험군에 대한 노출 전 예방접종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부터 접종 예약이 가능하며 예약에 따른 접종은 8일부터 시행한다. 3세대 백신(진네오스)을 이용해 피내 접종 1회를 한다.

임 단장은 “엠폭스 특성과 국외 접종 기준을 고려해 저희가 대상 기준을 정하고 있고, 그 기준은 고위험군에게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시도별 피내접종 가능한 접종기관이 선정되면 즉시 구체적인 예약방법과 접종기관 목록을 고위험군에게 별도로 안내할 계획이다.

임 단장은 “엠폭스는 초기증상이 발열, 근육통 등 비특이적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아서 초기 진단이 어렵다”며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고위험군의 자발적인 검사와 노출 전 접종 등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환자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에 대한 우려 없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배려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