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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역 은행들이 심상치 않다. 미국 14위 은행 퍼스트리퍼블릭 파산과 JP모건의 인수로 은행 위기가 잠잠해질 것이라는 규제 당국 바람과 달리 시장은 또 다른 약한 고리를 찾아 불안을 옮기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미 뉴욕 증시에서 지역 은행 주가지수 ‘KBW 지역은행지수’는 5.5% 하락해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전날 10% 이상 하락한 미 로스앤젤레스 기반 은행 팩웨스트 주가는 이날 또 27.8% 폭락해 장중 거래가 한때 중단됐다. 시장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이어 팩웨스트를 잠재적 위기 은행으로 지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팩웨스트 주가는 최근 5일간 44.74%, 올 들어 71.11% 폭락했다.
메트로폴리탄은행(-20.45%) 웨스턴얼라이언스(-15.1%) 코메리카(-12.4%) 자이언즈(-10.81%) 등 다른 지역 은행도 낙폭을 키웠다. 대형 은행들도 줄줄이 1~3% 하락했다.
은행 위기로 신용 공급이 줄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 노동지표도 경제 둔화를 시사했다. 올 3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민간 기업 구인 건수는 959만 건으로 2021년 4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였다. 지난해 한 차례 감원한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3000명 추가 감원을 발표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국제 유가는 급락하고 안전자산 금값은 오르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3%(4달러) 떨어졌고 런던 ICE선물거래소 7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3.99달러) 내려간 75.32달러에 장을 마쳤다. 반면 6월 인도분 금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1.6% 올라 2000달러 선을 회복하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반영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