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 두 번째)가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거버너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3.5.3/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 두 번째)가 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거버너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3.5.3/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 기대보다 고금리가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의 거버넌스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해 “선진국의 긴축정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시장 기대보다 고금리가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이 이번주 예정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과거 75bp를 연속으로 인상했을 때와는 다를 것”이라면서도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선진국 은행권 파산 등 어려움에도 아시아는 전반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으로 잘 헤쳐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을 언급하며 “예금이 더 이상 안정적인 자금 조달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아울러 “(한국은) 디지털 은행이 발달했기 때문에 빠른 인출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규제 틀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정부채가 대부분 만기가 짧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금리 상승이 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또 “아시아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목표치보다 높은 국가들이 있다”며 “언제 정책을 전환할지 말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말하며 △낮은 부패 수준 △자본 유출 관리 △유능한 공무원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과거 부패가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저소득 국가에 비해서 적었다”며 “부패가 적어서 현명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한 거시경제 정책을 초창기에 도입했고 초기에 자본 통제를 했다”며 “자본 유출을 엄격하게 관리했고 저축된 돈이 인프라 개발로 활용됐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아시아 경제 개발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아시아 국가들은 실물 경제 부문은 상당히 통합됐다”면서도 “금융이나 서비스는 잘 통합되지 않았고 녹색 채권이나 투자 얘기는 있지만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더 혁신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 금융 통합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