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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43억 갈취당해” 혼외 두딸 친모 고소

입력 | 2023-05-03 20:06:00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동아일보 DB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혼외자인 두 딸의 친모 A 씨를 공갈 및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서 회장 측 변호인은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A 씨가 2012년부터 올 3월까지 ‘기자를 대동해 회사로 찾아가겠다’는 등의 협박을 지속적으로 자행해 총 288억 원을 받아 갔다”며 “이 중 143억 원은 명백히 갈취를 당했다는 증거가 있다. 2일 고소장을 등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고소장은 논란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서 회장 측근 이름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일 사건을 접수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서 회장과 2001년 7월경 처음 만나 두 딸을 낳고 10년 가까이 사실혼 관계를 지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에 따르면 실제로 각각 20대와 10대인 A 씨의 두 딸이 2021년 7월 서 회장을 상대로 친생자 인지 청구 소송을 냈다. 같은 해 11월 법원 조정이 성립되면서 서 회장은 두 딸을 친생자로 인정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 A 씨의 둘째 딸은 11년간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며 법원에 서 회장과 만날 수 있게 해 달라는 취지의 면접교섭 청구 소송을 내 현재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서 회장 측은 “2019년 두 딸을 호적에 올릴 테니 주민등록초본 등 서류를 보내라고 요청했다. 그 밖에도 여러 차례 두 딸을 키우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A 씨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2021년 소송이 제기된 직후 서 회장이 친생자임을 인정해 단시간에 조정이 성립된 것”이라며 “11년간 딸을 못 본 것은 여러 차례 만남을 시도했음에도 A 씨가 막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법원의 친생자 인정 결정에 따라 서 회장의 호적에는 두 아들인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 외에 두 딸이 추가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변동 내역’에도 A 씨가 소유한 서린홀딩스(의류도매업체), 서원디앤디(인테리어 업체)가 추가돼 셀트리온그룹 계열사는 7개에서 9개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기업집단 총수가 인지한 혼외자의 생부나 생모를 친족 범위에 포함하도록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셀트리온 측은 “공정위 기준으로는 계열사지만 셀트리온과 두 회사는 지분이나 투자 등 재무적으로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