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마음챙김 교육을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 회사에서 제공하는 마음챙김 교육은 특정 유형의 직원과 특정 상황에서는 유익할 수 있지만 어떤 직원에게는 덜 효과적이거나 되레 비생산적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
한 실험에서는 온라인에서 계약을 맺고 임시로 일하는 노동자 1400여 명을 대상으로 누군가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를 회상해 보라고 했다. 그런 뒤 호흡에 집중하는 ‘호흡 명상’과 타인에게 친절과 선의를 보내는 것을 상상하는 ‘자애 명상’을 하도록 했다. 관찰 결과 호흡 명상을 한 사람이 자애 명상을 하거나 명상을 안 한 사람보다 해를 끼친 사람을 돕고 싶어 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흡 중심의 명상 수련이 과거의 실수를 받아들이고 만회하는 데는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애 명상은 초점을 타인으로 옮겨 타인에 대한 공감을 일으키는 반면, 호흡 명상은 오로지 스스로에게 집중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호흡 명상으로 죄책감이 줄어들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동기가 약해질 수 있다.
물론 다른 한편으로 호흡 명상으로 죄책감이 줄어들면 직원이 과거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명상의 종류에 따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회사가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 천편일률적인 접근 방식을 피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기업은 직원 개개인이 저마다 다른 역할을 맡고 있음을 감안해 어떤 유형의 수행이 직원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고, 또 해가 될 수 있는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둘째, 책임감이 중요한 역할을 맡은 직원에게는 호흡 명상보다 자애 명상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호흡 명상은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덜 느끼게 하기 때문에 특히 실수를 인정하고 과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리더나 관리자에게 해로울 수 있다. 관리자나 임원에게는 자애 명상이나 다른 공감 중심 접근 방식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마음챙김을 하는 시간도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좋다. 흔히 매일 같은 시간에 마음챙김 수련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마음챙김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마음챙김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스트레스가 언제 커지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콜센터 상담원의 경우 걸려 오는 전화를 받기 직전에 마음을 가다듬는 호흡을 하는 것이다. 또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명상을 하면 침착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큰 시험이나 도전적인 프로젝트 착수 혹은 자금 조달 프레젠테이션, 중요한 영업 전화, 법적 재판 등 중요한 이벤트 전에 마음챙김을 하면 혁신을 북돋고 인지 수행력을 높일 수 있다. 특정한 때를 정해두지 않고 중요한 순간에 전략적으로 마음챙김 수련을 한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교육을 도입하기 전에 마음챙김이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수련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며 개개인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호흡하는 것, 두 발이 땅에 닿는 느낌에 집중해 보는 것, 긍정적인 의도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 등 다양한 방식 중에서 어떤 방식이 팀 내 고유한 역할과 루틴을 고려해 가장 효과적인지 찾아보면 좋다.
린지 캐머런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조교수
앤드루 하펜브랙 워싱턴대 포스터경영대학원 조교수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