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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떼일라… 서울 빌라 전세비중 역대최저

입력 | 2023-05-04 03:00:00

[커지는 ‘역전세 대란’ 우려]
1분기 전월세 거래중 전세 54%
이자 부담 크고 전세사기 피해 늘자
반월세-월세로 세입자 발길 돌려




올해 1분기(1∼3월) 서울 빌라(연립, 다세대)의 전세 거래 비중이 역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여전히 큰 데다 전세사기 피해가 확산되자 세입자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 2만9622건 중 순수 전세는 1만5885건으로 전체의 53.6%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전세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더 내는 이른바 ‘반월세’나 월세 비중은 늘고 있다. 1분기 월세(전세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 비중은 3.9%(1164건)로 역대 가장 높았다. ‘준월세’(전세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는 30.8%(9121건), ‘준전세’(전세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 비중은 11.7%(3452건)를 나타냈다. 1분기 기준 준전세 비중이 10%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세 수요가 줄고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역전세난’도 현실화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작년 4분기(10∼12월)와 올해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순수 전세 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1471건 중 804건(55%)이 직전 계약보다 금액이 내려간 하락 거래였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일 단지, 동일 면적에서 전세 계약이 1건이라도 체결된 거래의 최고 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빌라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임차인과 임대인 간 갈등과 전세 보증사고 등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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