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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못 벗는 아이들…초중생 10명 중 1명은 ‘불안’

입력 | 2023-05-04 07:47:00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받는 학생들. (사진은 기사 본문 내용과 관계 없음) 뉴스1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초·중학생들이 심리·정서적으로 불안 또는 우울 증세를 겪는 것으로 나타나 또래 관계 강화 방안을 마련하거나 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초·중학생의 경우 사회성이 크게 발달하는 시기인 만큼 우울, 불안 등의 부정적인 정서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현되기 전에 완화하거나 스스로 조절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어린이 생활 실태조사’(초등학교 4~6학년 1712명 대상, 4월15~29일 온라인 설문조사)를 보면 학교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학생들의 절반 이상인 53.0%는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해서’라고 답했다.

‘내 얼굴을 친구들이 보는 게 불편해서’라는 응답도 10.9%에 달했는데, 코로나19를 겪으며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도 해석할 여지가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사회성 발달 자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학생들의 심리 상태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말 내놓은 ‘코로나19 시기 학생의 심리정서 실태 분석’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6~7월 초·중학생 2만34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29%인 6750명은 코로나19 시기 우울, 불안,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불안’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9.4%(2201명), ‘우울’하다는 응답은 4.2%(979명),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은 3.5%(828명) 등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키 우울·불안·스트레스를 경험한 학생의 57%(3867명)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기 때문(32%)이거나 도움을 요청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23%), 또는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을 찾지 못했기 때문(19%) 등이 이유였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학생의 심리정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개인에 대한 개입 수준을 넘어 가정과 부모와의 협조 및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학부모의 협력을 끌어낼 방안을 모색하고 가정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심리정서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확대하고 학교나 학교 밖 전문기관을 확대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