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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尹외교에 “호갱 자처…외교·안보, 탈냉전 후 최대 위기”

입력 | 2023-05-04 11:10: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윤석열 정부의 외교를 두고 “일본에게는 무한하게 퍼주고, 미국에는 알아서 접어주는 소위 말하는, 이런 표현을 하기 싫은데, ‘호갱’ 외교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1차 회의에서 “우리의 외교·안보는 탈냉전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공연하게 안 해도 될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한반도에 안보 위협을 증대시켰다”며 “30년 동안 우리 경제와 안보의 핵심 파트너였던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사실상 국방외교 이전으로 회귀 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노골화하고 최대 흑자국이었던 중국은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됐다”며 “심지어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 최신 무기 공급까지 공언하는 지경이 됐다”고 꼬집었다.

또 “윤석열 정부는 뻔한 정답을 놔두고 일부러 오답을 선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정부는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외교·안보 정책으로 일관하고 한반도를 진영 대결의 한복판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내외적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역시 윤석열 정권은 국익을 지켜내지 못했다”며 “우리의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도청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앞장서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취지의 면죄부를 상납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큰 불씨를 남기고 말았다. 정부 여당이 회담 전부터 호언장담한 핵공유 문제도 결국 소리만 요란한 빈껍데기가 됐다”며 “정상회담의 결과 우리의 핵 주권은 상실됐고 원전 수출길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외교·안보의 실패는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민주당은 대통령과 정부가 국익 중심의 유능한 실용외교에 전념한다면 전폭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호중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의장은 윤 대통령의 방미를 두고 “형식과 의전만으로 본다면 아름답기 그지 없는 정상의 방문이었지만 굳이 비유를 한다면 아름답게 꾸며진 3단 콤보 웨딩케이크를 보는 것 같다”며 “속은 텅 비어있었다. 화려한 만찬, 하버드 강연, 의회 연설 등은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그 내용을 채워야 할 정상회담에서 외교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의장은 “전문가들은 워싱턴 선언이 북한의 핵 능력 진전을 막지 못할 뿐 아니라 미국의 핵전략자산을 더 많이 전개시켜 북한,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결과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냉엄한 국제외교 현장에서 가치와 이념보다 우리 국익을 중심으로 외교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국익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 나아가 안보가 걸린 외교 사안인 만큼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철저히 검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길을 걷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참으로 안타까운 지점은 국가를 위한 야당과 국회의 고민, 당부, 협력 의지가 반영될 통로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사는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상임가 개최되는 것조차 너무 어려웠다”며 “혹자는 용산에서 국회 상임위 일정까지 조율하고 허락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한 사실로 인식될 정도”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