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711억, 3분기 연속 감소 데이터센터-AI 투자 등 영향 다음 포털, 사내 독립기업 분리 “AI 신규 서비스로 기술 선도”
카카오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들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 수익원인 광고 시장의 성장세가 감소하며 전반적 매출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터센터 다중화 등 서버 안정화와 인공지능(AI) 서비스 연구개발에 따른 비용 상승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는 이날 매출 하락과 점유율 침체로 고전 중인 다음 포털 서비스를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카카오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 1조7403억 원, 영업이익은 711억 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비용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늘어난 1조6692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톡 서비스를 통한 광고·거래형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증가한 5156억 원이었다. 광고 집행 둔화로 광고형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 감소했으나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을 통한 거래형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반 넘게 하락한 배경으로는 서버 안정화를 위한 인프라 확대가 꼽힌다. 지난해 경기성남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서버 이중화 등의 재발방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 측은 데이터센터 다중화 등에 적극 투자하면서 외주 인프라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AI 연구개발이 늘어난 것도 영업이익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올해는 AI 관련 투자 비용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AI 연구를 포함한 뉴 이니셔티브 사업(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헬스케어)에서 연간 영업손실이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빙’이 챗GPT를 탑재하며 구글을 위협하는 등 검색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차별적 성장전략을 가져가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카카오는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다음에 출시해 기술 선도적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