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대우그룹 해체 후에도 남은 흔적들 대우 세계경영 명맥 잇는 ‘김우중 사관학교’ 2011년부터 올 3월까지 1300명 양성 나이키 OEM 공장장 등 동남아서 활약
지난달 28일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이 서울 종로구 대우재단에서 고 김우중 대우그룹 명예회장과 GYBM(글로벌청년사업가) 연수생들이 함께 찍은 사진 앞에 서 있다. 글로벌 청년 사업가를 발굴하기 위해 만들어진 GYBM은 ‘김우중 사관학교’로도 불린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GYBM(글로벌청년사업가 양성 과정) 덕분에 인도네시아에서 취직을 했었어요. 현지에서 배운 기술과 연구를 토대로 의류 생산에 정보기술(IT)을 적용해 창업도 할 수 있었습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운영하는 GYBM 인도네시아 1기 수료생 신인준 시제 대표(37)의 말이다. 그는 2015년부터 1년간 GYBM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현지 의류제조기업에 취직했고, 3년 만에 센터장을 맡았다. 이때의 경험을 갖고 2021년 의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솔루션 기업 시제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창업 2년 만에 중소기업벤처부에서 3억 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GYBM은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2011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할 청년 인재 20만 명을 양성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경제 성장이 빠르고 도전의 기회가 열려 있는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국 청년의 글로벌 취업과 창업을 돕는 데 힘을 쓰고 있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현재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까지 진출 국가를 넓혔다. 올 3월까지 배출한 연수생은 총 1300명에 이른다.
연수가 끝나면 99%의 연수생이 프로그램을 통해 전원 현지에 취업하게 된다. 현지 한국기업의 중간관리자 역할로 생산관리 역할을 맡게 된다. 수료생들 가운데는 2000여 명을 관리하는 나이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장의 27세 공장장, 베트남의 PE타포린 현지 공장의 32세 임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김우중 회장은 대한민국 청년들이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데도 여건이 마련되지 못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점을 무척 안타까워했다”며 “대우의 도전 정신이 GYBM을 통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