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스 임원 7명, 15차례 매도 선광 이사 등 100억원어치 팔아 박영수, 라덕연 일당 운영사 자문 朴측 “일반 자문… 주가조작 몰라”
SG증권발 주가 조작 의혹 종목의 오너뿐만 아니라 친척과 임원들도 폭락 전 주식을 팔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본 가운데, 일부 오너는 주가가 고점에 있을 때 매도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등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발 주가 조작 의혹 종목인 선광 주가가 폭락하기 전 오너 친인척의 주식 매도가 이뤄졌다. 창업주 동생으로 현재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심정구 명예회장은 지난해 6∼8월 6만6000여 주를 주당 9만 원 수준에 매도해 60억 원 이상을 확보했다. 최대주주의 친인척인 심중식 씨와 심정식 씨도 지난해 각각 5만 주, 5000주를 매도했다. 선광 최대주주인 심충식 부회장의 친인척 5명이 지난해 매도한 주식은 15만4083주로 시가 100억 원이 넘는다. 2020년 초 1만6650원이던 선광 주가는 2021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13만4100원까지 올랐다. 현재는 3만 원대로 급락한 상태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도 지난달 20일 블록딜로 계열사인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매도해 현금 605억 원을 확보했다. 이날은 주가가 급락하기 나흘 전이었다. 이를 두고 주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김 회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또 주식 처분으로 얻은 금액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주가 조작 혐의로 입건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라 대표 일당이 운영했던 일부 회사의 법률고문을 맡아온 사실도 밝혀졌다. 박 전 특검은 지난해 9월부터 라 대표 일당이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데 사용되었던 골프아카데미와 법률 자문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1월에는 라 대표 일당의 승마·리조트 회사와도 같은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4월까지 받은 고문료만 6600만 원에 이른다. 박 전 특검이 법률 고문으로 계약을 맺은 지난해 9월은 가짜 수산업자 연루 의혹은 물론이고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50억 클럽’ 의혹이 불거진 뒤다.
이에 대해 박 전 특검 측은 “기업 운영과 관련한 일반적인 자문 업무를 한 것”이라며 “그들과 개인적인 금전 거래를 하거나 투자를 한 적은 없고, 주가 조작과 관련된 기업인지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