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직장인 조모(33)씨는 오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값을 알아보다 지쳐 인터넷에 ‘금카네이션’을 검색했다고 한다. 꽃값이 올라 제대로 된 카네이션 다발 하나가 5만원대에 이르자, 이럴거면 돈을 좀 더 보태 부모님께 보다 효과적으로 ‘티’를 내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것이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지출이 많은 가정의 달 5월은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어버이날의 상징과도 같은 카네이션 비용도 예외가 아니다. 소비자들은 다른 선물을 택하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이나 하겠다며 발길을 돌리고, 판매자들은 판매자들 대로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7일 업계 등에 따르면 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유류비, 자재비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꽃을 가져오는 가격이 올랐다. 작년 어버이날보다 가격을 올려 판매하는 건 불가피한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었다.
이처럼 도매 가격은 낮아졌지만, 전기세·유류비나 화분 및 상자 등 자재 비용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도매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특히 가정의 달 대목을 맞아 꽃가게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매년 카네이션을 살 때마다 ‘이 돈 주고 사는 게 맞나’는 생각이 항상 든다”며 “그냥 부모님 모시고 좋은 식사 대접하는 게 훨씬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했다.
상황이 이러니 아예 화훼단지에서 직접 꽃을 공수해오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 중인 직장인 홍모(33)씨는 “매년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사다 보니, 꽃값이 오르는 걸 체감하게 된다”며 “그래서 최근에는 근교 화훼단지에 가서 직접 구매한다”고 말했다.
꽃집은 꽃집대로 고민이다. 서울 양천구에서 꽃집을 22년 동안 운영했다는 한 꽃가게 주인은 “올해 물가 상승 때문에 수요가 적을 것으로 생각해 예년보다 꽃을 덜 떼왔다”며 “대목인데도 떼 온 걸 다 팔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