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시민단체들의 규탄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윤석열-기시다 한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일본의 역사왜곡 규탄’,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방한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는 한국 국민의 바람이 무엇인지 짐작하고 왔을 것”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성의 있게 화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이 없다면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복원됐다고 해도 한일 관계가 아무런 일 없는 것처럼 복원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위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은 “올해 초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을 발표하고 나서야 (한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해법으로 구걸한 정상회담이다. 이러한 정상회담에서 한일관계 개선이 제대로 논의가 되겠나”라고 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도 이날 낮 12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정상회담을 “역사 왜곡과 책임 부정으로 일관하는 기시다 정권에 거듭 면죄부를 주는 굴종 외교의 자리”라고 규정했다.
이들 중 일부는 오후 1시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나갈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이촌역으로 이동해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규탄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대학생 단체 모임인 ‘2015 한일 합의 파기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도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정상은 현재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해 계속해서 청년들을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청년들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 사죄 및 그에 따른 법적 배상이 없는 현재,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야기하는 미래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서울 국립현충원 인근 동작대교 앞 집회를 열고 “우리 국민은 기시다의 방한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보성향 단체인 평화회복시민연대도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한일 정상회담과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