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북핵 대응 등 안보협력 한미일 안보협의체 신설 염두둔듯 北미사일 정보 공유 논의 진전 확인… G7 회의 때 관련 논의 심화하기로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외국 정상이 잔디마당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건 지난해 12월 베트남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 이후 두 번째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워싱턴 선언’에 따라 한미가 출범을 합의한 핵협의그룹(NCG)에 향후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미와 미일이 각각 운용하는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협의체가 장기적으론 한미일 3국의 공동 채널로 확대될 것임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일단 한미 간 확장억제 강화를 우선 순위에 두겠지만 향후 한미일 안보 협의체 신설까지 이어가며 3자 차원의 공조 수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 “한미 논의 궤도 오르면 일본과도 협력”
다만 대통령실은 한미일 확장억제 협의체가 이번 회담에서 논의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 간 NCG가 정착, 활성화된 이후에 한미일 간 확장억제 논의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만들어놓은 (한미 양자 간) NCG를 3자, 4자로 확대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아직 관련 협의체 신설에 대해 실무선에서도 논의되고 있진 않다”고 전했다. 한미 간 NCG부터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논의도
이날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관련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음도 확인했다. 또 이달 중하순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해 관련 논의를 심화시키기로 합의했다. 3국은 미사일의 실시간 공유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다음 달 실무협의체(워킹그룹) 신설도 추진 중이다.아울러 한일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양국의 독자적인 인태 전략 추진 과정에도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을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둔 미국과의 연대를 강조하며 사실상 중국 견제 메시지를 낸 것. 특히 기시다 총리는 “이 지역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가 이어지고 또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가 보이는 가운데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억제력을 강화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했다”고도 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