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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흠집 낸 아이 훈계했더니…“왜 혼내” 찾아온 아이母, 결국

입력 | 2023-05-08 11:14:00

차주, 사과한 후 차량 입고 시켜
아이 부모에 차량 수리비 청구 예정



흠집이 난 외제차. 출처= 뽐뿌


주차장에 세워둔 외제차에 흠집을 낸 아이를 훈계만 하고 넘어가려던 차주가 되레 자기 자식을 혼냈다며 찾아온 아이 엄마 반응에 수리비를 청구하기로 했다. 사연을 접한 이들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았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얻었다” “강력한 금융치료가 답이다” 등의 댓글을 달며 혀를 찼다.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 5일 ‘차를 긁었다는데 참 이상한 세상이네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차주인 A 씨는 평소 잘 타지 않는 차량을 유료주차장에 월결제를 해놓고 보관 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관리 직원에게 전화가 왔다. 초등생 아이들이 나무각목으로 만든 눈삽을 이용해 차를 긁었다는 것이다.

A 씨는 “많이 긁혔냐고 물어보니 페인트가 벗겨진 것은 아니고 하얀 흠집이 생겼다고 하더라. 그냥 좀 혼내고 보내달라고 하고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리 직원은 또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주위에서는 여성의 고함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한다. A 씨는 “현장으로 가보니 아이를 혼냈다고 엄마가 찾아와 난리를 친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아이 엄마에게 “여긴 주차시설이고 타인 재산에 피해를 입혔으니 잘못된 것은 가르쳐 줘야 하는 게 어른이다. 금전적으로 보상받는 것도 아니고 잘잘못만 알려준 건데 그게 그렇게 화가 날 일이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 엄마는 훈계한 것에 분노하며 수리비를 물어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말도 안 통하고 계속 소리만 지르더라”며 “직원 할아버지한테 혼내달라고 부탁드린거니 대신 사과하고 아이한테도 미안하다고 했다. 아이 기를 죽인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직원분에게도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차는 내일 입고시키고 청구하기로 했다”며 “큰 흠집은 아닌데 너무 야박한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씁쓸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7일 후속글을 통해 진행 상황을 알렸다. A 씨는 “남편(아이 아빠)이 전화를 걸어와 ‘아내가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서 그랬다’ ‘그냥 봐주시면 안 되겠느냐’고 하더라. 처음에는 아이와 어른인 저와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랬지만 지금은 어른과 어른의 일이라서 그럴 수 없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거 확보 등 모르는 게 많아서 경찰 접수했다”고도 전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