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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불참-취업 거부땐 실업급여 중단… ‘무늬만 구직자’ 걸러낸다

입력 | 2023-05-09 03:00:00

강화된 실업급여 지급 요건 전면 적용
재취업 활동 인정기준 엄격해져… 어학 학원 수강 등은 해당 안돼
5회차부터 재취업 활동 횟수 늘리고, 장기수급, 8회차부터 매주 입증해야
고령자-장애인은 기존대로 지급



강화된 실업급여 재취업 활동 요건이 이달부터 모든 수급자에게 전면 적용된다. 예전처럼 형식적인 구직 활동으로는 실업급여를 받기 어려워졌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달부터 실업급여(구직급여)를 받으려면 보다 강화된 ‘재취업 활동’ 인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변경된 실업급여 요건이 지난해 7월 신규 신청자부터 일부 적용됐고, 이달부터는 모든 수급자로 확대 적용됐다. 정부는 형식적으로만 구직 활동을 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무늬만 구직자’를 걸러내기 위해 재취업 활동 인정 요건을 강화했다. 실업급여 제도 자체가 본래 재취업을 원하는 실직자에게 구직 기간 생계비를 지원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그 취지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강화된 재취업 활동 인정 요건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재취업 활동을 얼마나 더 해야 하나.


“이전까지는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 동안 ‘4주에 1번씩’ 재취업 활동을 하면 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달부터 모든 수급자가 실업급여 수급 기간과 횟수에 따라 다른 재취업 활동 기준을 적용받는다. 1∼4회 차 실업급여를 받을 때는 기존처럼 ‘4주에 1번’만 재취업 활동을 하면 된다. 하지만 5회 차 이상 받을 때는 ‘4주에 2번씩’ 재취업 활동을 해야 한다. 해당 기간에 실제로 입사 지원 서류를 제출하는 등의 구직 활동도 반드시 1번 이상 해야 한다.”

―재취업 활동은 어떤 걸 해야 하나.


“구직 활동 외에 취업 상담 프로그램이나 재취업 촉진 교육에 참여하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된다. 여기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어 그동안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으로 영어 학원 수업을 들어도 재취업 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어학 학원 수업을 듣는 것처럼 구직 활동과 거리가 먼 활동은 재취업 활동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단기 취업특강이나 직업 심리검사 등 취업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횟수를 제한한다.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 동안 취업특강 참여는 3번, 직업 심리검사 참여는 2번만 재취업 활동으로 인정해 주는 식이다.”

―갑자기 실업급여 인정 요건이 강화된 이유가 뭔가.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구직활동 촉진을 위한 실업 인정 및 재취업 지원 강화’ 지침을 마련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면 교육을 없애고 구직 활동 요건도 완화했는데 이를 다시 강화한 것이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이 지침을 시행했지만 당시 이미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급 적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이후 신규 신청자만 강화된 요건을 적용받았는데 이달부터 모든 수급자가 적용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실업급여를 오래 받거나 반복해서 신청하는 사람은 재취업 활동을 인정받기 더 어려워졌다는데 .


“그렇다. 장기 수급자나 반복 수급자에게는 더 깐깐한 기준을 적용해 이들이 빨리 다시 취업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다. 실업급여를 210일 이상 받고 있는 장기 수급자는 8회 차 급여를 받을 때부터 ‘매주’ 재취업 활동을 해야 한다. 8회 차 이후에는 구직 활동만 재취업 활동으로 인정받는다. 직전 5년 동안 실업급여를 3차례 이상 신규 신청한 반복 수급자는 회차에 상관없이 반드시 구직 활동을 해야 재취업 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입사 지원 서류만 내고 면접을 보지 않아도 구직 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나.

“구직 활동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됐기 때문에 취업할 생각 없이 형식적으로 지원 서류만 제출해서는 실업급여를 받기 힘들어졌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구직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입사지원서나 면접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면접에 불참하거나, 합격했는데도 취업을 거부한 사실이 적발되면 실업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요건이 까다로워지면 구직 기회 자체가 적은 고령 실직자가 차별받게 되는 건 아닐까.

“정부는 고용 취약계층인 고령자와 장애인은 예외적으로 재취업 요건을 강화하지 않았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 실직자는 실업급여 수급 횟수와 상관없이 기존처럼 4주에 1번만 재취업 활동을 하면 된다. 이들은 일반 수급자와 달리 미용 봉사처럼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사회공헌활동을 해도 재취업 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