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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연 즐기세요” 대구시, 18일간 뮤지컬 도시로 변신

입력 | 2023-05-09 03:00:00

제1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뮤지컬 ‘9 to 5’의 지난해 영국 투어 모습. 제1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오리지널 공연을 만날 수 있다. DIMF 사무국 제공


“한국 공연은 저의 버킷리스트입니다.”

뮤지컬 ‘나인 투 파이브(9 to 5)’의 주연배우 레아 세인트 루스 씨(26·여)는 8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9 to 5가 제1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꿈을 이루게 됐다. 아직도 믿기지 않아 매일 설렌다”며 이렇게 말했다.

루스 씨가 맡은 주인공 ‘주디’는 스스로 성장하면서 다른 여성들과 함께 변화를 이끌어내는 인물이다. 그는 “관객 모두에게 힘을 주는 공연이 될 것이다. 관객들은 공연 내내 춤추고 싶은 충동을 계속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 18일간 대구는 뮤지컬 도시로 변신

글로벌 뮤지컬 축제인 DIMF가 19일∼다음 달 5일 대구 시내 주요 공연장 등에서 열린다. 올해는 영국 독일 프랑스 카자흐스탄 등 6개국의 뮤지컬 19개 작품을 선보인다.

1980년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9 to 5’는 이번 축제의 최고 기대 작품이다. 영국 웨스트엔드 오리지널 버전으로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데, 직장에서 벌어지는 성차별과 부조리를 유머러스하게 고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9 to 5’는 컨트리 음악의 여왕으로 불리는 돌리 파턴의 대표곡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가사에 담아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승진을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바이올렛’ 역을 맡은 루신다 로런스 씨(37·여)는 “가정과 직장 일을 병행하며 애쓰는 워킹맘의 모습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도랠리’ 역할을 맡은 조지나 캐슬 씨(30·여)는 “140분간 실컷 웃고 즐기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화려한 의상과 무대, 유쾌하고 멋진 노래와 대사들을 만끽할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폐막 작품은 카자흐스탄 뮤지컬 ‘로자 바글라노바’다. 카자흐스탄의 전설적 가수이자 민중의 영웅인 로자 바글라노바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로, 뛰어난 작품성과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수연 DIMF 사업기획팀장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노래를 멈추지 않았던 그녀의 삶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밖에도 프랑스 우화에 한국 판소리를 엮은 독특한 매력의 뮤지컬 ‘바벨-오’, 테오도어 폰타네의 세계적 동명 소설이 원작인 독일 뮤지컬 ‘에피 브리스트’, 국립 정동극장이 제작한 ‘비밀의 화원’, 지난해 DIMF 창작뮤지컬 상을 받은 ‘메리 애닝’ 등이 기대작으로 꼽힌다.

올해 DIMF에서 처음 무대를 공개하는 창작지원작 ‘왕자대전’ ‘일기 쓰는 남자’ ‘Town of 해방’ ‘더 템페스트’와 DIMF가 11년 만에 직접 제작한 창작뮤지컬 ‘애프터 라이프’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DIMF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21개국 324개 작품을 국내에 소개했는데, 누적 관객 230만 명이 뮤지컬의 매력과 축제의 즐거움에 빠졌다.

● 입장료 최대 50% 할인

올해 DIMF의 모든 작품은 ‘반값’에 만날 수 있다. DIMF 사무국이 공식 초청작의 기본 티켓 가격을 국내외 비슷한 규모 뮤지컬 작품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만 원의 행복’ 이벤트 티켓도 마련됐다.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 CGV한일극장 앞 등에서 1만 원짜리 티켓이 한정 수량으로 선착순 판매된다. 박경연 DIMF 문화사업팀장은 “VIP석과 R석 등 높은 등급 티켓 일부도 1만 원에 판매돼 올해도 저렴하게 티켓을 구하려는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연장 안팎에서 즐길 수 있는 무료 행사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뮤지컬 전공 대학생들이 꾸미는 ‘DIMF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은 매년 최고의 인기를 모으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태국 대학을 포함해 대학 8곳이 공연을 선보인다.

초대형 뮤지컬 콘서트인 개막 축하공연을 비롯해 김문정 음악감독의 뮤지컬 특강, 뮤지컬 배우 신영숙과 함께하는 ‘스타 데이트’ 등의 행사도 예정돼 있다. 올해 DIMF 작품과 연계한 ‘뮤지컬 토크쇼’, 무대 뒤 배우와 장비를 살펴보는 ‘백스테이지 투어’, 출연 배우들의 팬사인회 등도 이어진다.

축제는 다음 달 5일 대구 북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114개국으로 송출되는 축제의 피날레 ‘DIMF 어워즈’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초청 공연 작품과 축제 프로그램 등 자세한 일정은 DIMF 홈페이지(www.dim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엄선한 국내외 작품과 다양한 행사로 구성된 축제를 관객들이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