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방한했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직접 사죄와 반성을 언급했어야 했다는 주장이 일본 언론에서 제기됐다.
도쿄신문은 9일 사설을 통해 “기시다 총리의 방한 시기가 빨라진 것은 3월에 일본을 방문한 윤 대통령이 한국에서 ‘대일 굴종 외교’를 펼친다는 비판을 받는 점을 고려해 한일관계 개선이 양국에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염두에 두고 사견임을 전제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 데 대해 “이전보다 감정을 담은 표현으로 한국 내에서 환영하는 목소리가 크다”면서도 “(그가) 에둘러 한 표현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한일 정상이 정례적으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셔틀 외교’가 역사 인식으로 인한 대립으로 중단됐다며 “양국 정상과 정부는 셔틀 외교를 강력하게 지속해 발전시키겠다는 의사를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개인 견해 유감에 대해 “징용 배상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종료됐다는 일본 정부 입장을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5년 위안부 합의 당시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와 반성’을 표명했지만, 이후 합의가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집권 자민당 내에서 사죄 언급에 대한 불만이 강해졌다”고 보도했다.
일본 총리 관저의 한 간부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죄를 말하면 나중에 (한국이) 다시 사죄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마음이 아프다’는 총리 나름대로 최대한 (한국을) 배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징용 배상 해결책 이행 현황을 소개하고 “기시다 총리는 상대 입장을 배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