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현금만 50억 압수…경찰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 검거

입력 | 2023-05-09 13:20:00


해외에서 수년간 2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조직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및 도박공간개설 혐의 등으로 국내 자금운영팀 총책 A(38)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B(25)씨 6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4년 12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 사무실에서 회원들에게 바카라, 파워볼을 비롯한 스포츠게임으로 2조 880여억원대 매출(입금액)을 올린 23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조직은 해외에 위장법인을 설립하고, 각종 커뮤니티 구인광고를 통해 월 450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국내 및 현지에서 20~30대 직원을 모집했다. 특히 임원진과 지원팀, 운영팀, 재무팀, 영업팀, 스포츠팀을 구성하는 등 역할을 분담해 전문적으로 운영했다.

조사결과 회장 직속으로 자금운영팀을 둬 수익금 인출, 환전, 정산, 배분 업무를 맡도록 해 지속적 자금관리로 8년 넘게 도박사이트 조직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직은 경찰의 도박사이트 조직원 검거가 시작되자 ‘모든 혐의를 부인해라’, ‘직원들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하라는 등의 행동요령을 만들어 조직원에 전파했다.

심지어 구속이 될 경우 본사에서 매월 300만원을 주겠다는 향후 보상내용을 텔레그램을 통해 전 직원에게 발송해 거짓 진술을 회유하는 등 증거 인멸토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자금운영팀을 검거, 압수수색 과정에서 오피스텔 내 20억원, 차량 내 30억원이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해 총 50억원을 현장에서 압수했다. 아울러 인출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후, 잔액 78억원을 몰수보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도박은 실제 도박보다 중독성이 강해 자신과 가족의 삶까지 파괴하는 범죄”라면서 “절대 수익을 낼 수 없고 범죄 조직의 수익만 불려주게 되는 구조로 돼 있어 호기심으로도 절대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현재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국내외 조직원들에 대한 추적과 현지에 체류 중인 조직원에 대한 체포영장, 인터폴 수배 등을 통한 강제송환을 추진해 전원 신속히 검거하겠다”며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을 추가 추적해 전액 환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