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장어는 채소와 함께 섭취해 소화 작용을 촉진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기력 회복과 함께 입맛을 돋우는 음식으로 장어를 빼놓을 수 없다. 물 없이도 만 리를 간다는 힘 좋은 물고기인 장어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대표적인 보양식 중 하나이자 스테미너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5월에서 6월까지 제철 장어의 경우 부드럽고 기름진 맛이 일품이기도 하다. 구이를 포함해 튀김, 탕 등으로 즐기며 최근에는 일본식 장어 덮밥인 히쓰마부시도 외식 업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보양식의 황제라 불리는 장어는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A·B 등이 풍부한데 이외에 아연, 셀레늄과 같은 면역 증강 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상처 회복에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는 ‘면역기능 강화를 통해 결핵과 같은 만성적인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쓰여 있다.
또한 장어는 예로부터 스테미너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꼬리의 인기가 대단하다. 꼬리의 힘찬 기운이 정력과 건강의 대명사로 통하는데다가 마리당 부위가 크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장어의 꼬리와 몸통은 영양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으며 장어 꼬리가 더욱 몸에 좋다는 것은 속설에 불과하다.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은 “장어 요리를 즐길 때 일행이 장어 꼬리를 먹고자 한다면 시원하게 양보하고 큰 살코기를 취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며 “장어는 말 그대로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 구이와 곁들여 나오는 장어 뼈 튀김도 칼슘과 철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어는 면역력을 높이고 기력 회복을 촉진해 봄철 건강식품으로 손색없는 식재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유불급인 것처럼 과도하게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장어는 기름기가 많아 장이 예민한 사람의 경우 복통을 비롯해 설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우려된다면 장어를 굽는 대신 쪄서 섭취하는 것을 권하며 이는 구울 때 껍질이 타면서 발생하는 발암 물질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부추나 생강 등 채소를 함께 섭취해 소화 작용을 촉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부추에 풍부하게 함유된 알리신 성분은 위액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소화 능력을 높인다. 장어와 곁들여 먹기 좋은 생강도 매운맛을 내는 진저롤 성분이 위장 내벽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