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분당서울대병원… 출범 당시부터 전체 종이 문서 전자화 2010년 세계적 권위의 의료 IT 인증… 자체 개발한 ‘BESTCare’ 정보 시스템 중동-미국-일본 등 1억 달러 이상 수출, 최근 원격 중환자실 협진 시스템 구축 의료취약 지역에 응급체계 지원 제공, 이달 중 비대면 회진 시스템도 운영
분당서울대병원 전경.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혁신적인 의료 정보 시스템과 IT 역량에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적 권위의 ‘HIMSS EMRAM Stage 7’ 인증을 2010년에 받고, 2016년과 2020년 3연속 인증에 성공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0년 당시 세계 최고의 의료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 이외 국가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최초로 받은 인증이었다.
뛰어난 IT 역량은 환자와 국민에게 높은 효용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만족으로 돌아간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해 원격 중환자실 모니터링 및 협진 시스템(e-ICU)을 통해 의료 취약 지역의 응급실 협진 모델을 구축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원격 회진 시스템이나 인공지능 병상 예측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병원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환자들이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첨단기술 등이 구현된 ‘첨단외래센터’ 구축할 것”-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세계적 스마트 병원 인증 석권한 의료 IT 강자
미국 보건의료 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 Healthcare Information and Management Systems Society)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료 IT 기관으로 꼽힌다. HIMSS에서는 의료 정보 시스템 등 병원의 디지털화 수준에 따라 최대 7단계까지의 인증을 발행하며,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서도 인증받는 기관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보다 크게 앞서 병원의 자체 의료 정보 시스템 ‘BESTCare 2.0’의 경우 13년 전인 2010년(당시 1.0 버전) 7단계 인증을 성공한 바 있다. 세계에서 의료가 가장 발전한 미국을 제외하고는 아시아권은 물론 의료 수준이 높은 유럽을 전부 포함해서 최초였다. 기록 면에서도 독보적임은 물론, 기존 의료 IT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미국 기업들이 만든 전자의무기록(EMR)이 아닌 국내 병원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100% 국산 시스템이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미국-일본 진출 성공한 한국산 의료 정보 시스템
원격 중환자실 모니터링 및 협진 시스템 ‘e-ICU’.
첫 수출은 중동에서 시작해 2015년부터 사우디와 수출 계약을 맺고 수도 리야드나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대표 관광지 알아흐사(Al Ahsa) 등에 있는 왕립병원 총 8개소에 의료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클레멘소병원 역시 BESTCare 2.0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한국산 제품이나 소프트웨어가 살아남기 힘든 수출 험지 일본에도 진출을 성공해 화제가 됐다. 현재까지 베스트 케어의 누적 수출액은 1억2240만 달러에 이르며 한국산 의료 정보 시스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실시간 ‘메타버스’ 교육도 가능한 스마트 수술실
스마트 수술실 모습.
스마트 수술실 환경을 조정할 수 있는 화면.
제2회 국제 헬스케어 메타버스 콘퍼런스 현장.
공공의료 위기 극복에도 활용되는 IT 역량
HIMSS 7단계 인증 심사 후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병원과 비교적 거리가 있는 생활치료센터인 만큼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의료 정보 시스템을 빠르게 개발, 공식 앱 ‘헬스포유(Health4U)’를 통해 입소한 환자들의 증상, 체온, 맥박, 호흡 등을 분당서울대병원 중앙 모니터링 본부에서 살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경기도 최초로 지어진 이 생활치료센터의 모델은 모범 사례로 꼽히며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됐다.
또한 최근에는 의료 인프라가 비교적 취약한 지역의 응급 의료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원격 중환자실 모니터링 및 협진 시스템(e-ICU)’을 구축하기도 했다. 병원 내의 여러 응급실과는 물론, 숙련된 당직 의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지역의료원의 응급실과도 전산,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비대면으로 협진을 제공할 수 있다. 지역에 살더라도 응급 상황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최근 필수 의료의 부족 사태가 지방을 중심으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국가 보건의료 체계 수립에도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한국판 뉴딜 유공’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 목표… ‘첨단 외래센터’ 구축 앞둬
세계적 의료 정보 시스템과 IT 역량을 기반으로 분당서울대병원은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최근의 기술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원격 의료,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최상의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것이다.이미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알고리즘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디지털 뉴딜의 대표 과제인 ‘닥터앤서(Dr.Answer) 2.0’ 개발 사업의 주관 연구개발 기관으로서 AI 정밀 의료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것이 대표적이다.
닥터앤서를 비롯해 각 진료과의 연구진도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알고리즘을 활용해 가정에서도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 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거나 의료진의 반복적인 작업을 대체하고 의료 질을 높이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병상에 설치된 스크린(이하 스마트베드)을 통해 보호자가 입원 환자를 직접 병간호하고 있지 못해도, 주치의가 외부에 있어도 각자 다른 곳에서 통신을 연결해 회진을 보며 환자의 경과에 대해서 상담할 수 있는 ‘비대면 회진 시스템’도 이달 중순 운영에 돌입한다.
송 원장은 “환자들이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첨단·정보통신 기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원격 모니터링 케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첨단기술 등이 구현된 ‘첨단외래센터’를 구축하는 등 환자 중심의 첨단 병원으로 나아가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