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가 생전에 착용했던 명품 손목시계가 이달 홍콩 경매에서 300만달러(약 40억원)가 넘는 가격에 낙찰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시계는 ‘파텍필립 레퍼런스 96 콴티엠 룬’으로, 세계에 단 8점 뿐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높은 가격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 주관사 필립스는 86년 묵은 이 시계가 푸이의 시베리아 수감 시절 가지고 있었던 애장품이라며 역사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직경 1.2인치 플래티넘 시계는 아라비아 숫자로 구성된 다이얼과 함께 특정 시간에 지구에서 달이 얼마나 보이는지 보여 주는 ‘문 페이스’ 기능을 갖추고 있다. 복잡한 무브먼트를 얇은 케이스에 장착하는 것으로 유명한 파텍 필립은 1937년까지 이 모델을 판매하지 않았다.
푸이는 수감 기간 동안 러시아어 통역을 맡았던 게오르기 페르먀코프에게 이 시계를 선물했다.
1987년 오스카상 수상작 ‘마지막 황제’의 모티브가 된 푸이는 1908년 3세의 나이로 즉위했다. 그는 1912년 신해혁명으로 8세 때 퇴위했다.
푸이는 1924년 베이징을 탈출해 일제와 동맹을 맺었고, 1934년 일제에 의해 만주국 황제가 됐다. 1945년 일제 패망 이후 푸이는 소련에 체포됐다가 전쟁범죄 재판을 받기 위해 중국으로 송환됐는데, 그 직전인 1950년 이 시계를 페르먀코프에게 건넸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경매사 필립스는 3년 동안 이 시계의 역사를 조사하고 출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필립스는 푸이와 함께 수감 생활을 했던 그의 조카 위옌의 회고록에서 “삼촌이 만주국에 있는 동안 매일 이 시계를 차고 다녔다”고 적은 내용을 인용했다.
이 시계는 이미 뉴욕과 싱가포르, 런던, 타이베이에서 전시됐으며 스위스 제네바로 옮겨졌다가 홍콩으로 돌아와 오는 23일 필립스 아시아 지부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