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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은 못된 유전병”…‘닥터 차정숙’에 시청자 뿔났다

입력 | 2023-05-09 17:15:00

드라마 ‘닥터 차정숙’ 포스터. JTBC 제공


JTBC 주말 드라마 ‘닥터 차정숙’이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해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6일 방송된 ‘닥터 차정숙’ 7회 방송분과 관련해 이날 오전 9시까지 총 43건의 민원이 접수돼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부분은 극 중 크론병 환자와 그의 예비 장인·장모가 나누는 대화다. 예비 장인은 크론병을 앓는 예비 사위에게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가 있냐, 내 딸 인생을 망쳐도 분수가 있지”라고 말하고, 예비 장모는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고 덧붙인다. 이후 수술에 실패한 예비 사위는 삶을 비관하다 극단적 선택 시도까지 한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엔 항의글이 수백 건 폭주했다. 누리꾼들은 “크론병은 몹쓸 병도, 유전병도 아니다” “숨겨야 할 병도 아닌데 왜 이런 식으로 매도하나” “크론병을 앓는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환자들 두 번 죽이는 못된 드라마” “사과하고 방송분 삭제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 면역 요인, 환경 요인, 장내 미생물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크론병 환자는 2010년 1만2234명에서 2021년 2만8720명으로 11년 새 2배 이상 많아졌다. 가장 많이 진단되는 연령대는 20, 30대이며, 19세 미만 소아 환자는 전체 환자의 10∼25% 정도다.

한편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가장 최근 방송된 8회가 전국 시청률 16.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