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점유율 4년만에 3분의 1토막 대만, 빈자리 꿰차며 19.2% ‘1위’ 베트남 7.3%P 올라 점유율 9.8% 한국은 1.8%P 늘어나는데 그쳐
미국-중국 통상 갈등 이후 미 반도체 수입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이 줄어들며 대만과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쳐 대만과 한국의 점유율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세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중 통상 갈등이 본격화된 2018년 이후 미 반도체 수입시장의 주요국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국은 11.7%로 2018년(30.2%)보다 18.5%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4년 만에 중국 점유율이 3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중국의 점유율 하락은 반도체뿐 아니라 태양광 모듈 분야 미 수출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2000년대에 점유율 1위를 줄곧 유지했지만 지난해 4위까지 떨어졌다. 분석에서 반도체 품목은 국제 품목분류 체계인 HS 6단위 기준으로 D램 모듈 등 컴퓨터 부품이나 전자집적회로, 태양광 모듈 등을 포함한다.
이는 미 정부가 국가안보와 자국 공급망 강화 정책을 내세우며 중국 기업의 수출 제한 등 규제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2018년 3차례 걸쳐 10∼25%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같은 시기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직접 이용해 만든 부품과 장비의 대중 수출 제한을 실시했다.
중국이 뺏긴 시장은 대만이 가장 크게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만 점유율은 19.2%로 2018년(9.5%)보다 약 2배로 늘었다. 점유율 순위도 4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베트남은 점유율이 2018년 2.5%에서 지난해 9.8%까지 올랐다. 4년 만에 8위에서 5위로 세 계단 뛰었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 12.6%로 2018년(10.8%)보다 1.8%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의 점유율 순위는 2018년, 2022년 모두 3위를 유지했다. 대만과 한국의 점유율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 추세다. 2020년에는 한국이 대만보다 0.1%포인트 높았는데, 2021년 대만이 4.1%포인트 앞서갔고 지난해에는 6.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대만과 베트남의 점유율 확대는 미 반도체 최대 수입품목(33.4%)인 D램 모듈 등 ‘컴퓨터 등 부품’ 품목에서 중국 입지 약화의 반사이익을 누렸기 때문이다. 컴퓨터 등 부품 품목 분야 미국의 대중 수입액은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 58% 감소했다. 반면 대만은 327%, 베트남은 4038%가 늘어났다. 한국은 52% 증가하며 대만과 베트남에 비해 수입액 증가 폭이 작았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한국이 최대 수혜국이 될 수 있도록 반도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