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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년 회견 건너뛴 尹, 취임 1년 회견이라도 해야

입력 | 2023-05-10 00:00:00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3.5.2/뉴스1


오늘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역대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신년 기자회견도 건너뛰었다. 민주화 이후 취임 1년 기자회견과 신년 기자회견까지 건너뛴 전직 대통령은 7명 중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두 번째가 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인 앞에 자주 서겠다. 질문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3개월 뒤 한 방송사 기자의 비속어 질문 논란으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중단한 지가 벌써 6개월째다. 그사이 주요 국정 현안을 놓고 대통령과 출입기자들이 만나서 제대로 묻고 답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외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생각을 전해 들어야 했다. 최근 용산 어린이정원 개장을 앞두고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했지만 소소한 한담을 나눈 수준이어서 취임 1년 기자회견으로 갈음할 수는 없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언론과의 소통을 꺼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더 이상 기자회견 안 하는 바이든, 용납 못 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마이크를 드세요. 언론은 당신의 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특정 언론과 재선 출마 선언 후 첫 ‘인터뷰’ 일정을 잡아놓고 ‘기자회견’을 한다고 말한 데 대해 “기자회견은 여러 기자들로부터 대통령이 질문을 받는 것이다. 손수 고른 기자와의 일대일 인터뷰는 기자회견으로 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의 비판 사설은 윤 대통령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언론을 매개로 국민과 소통하는 중요한 책무라는 것이다. 대통령으로서도 기자들과의 치열한 문답을 통해 정책 추진과 국정 운영 스타일에 대한 시중의 여론을 살필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취임 1년은 지난 1년간 윤 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을 되짚어 보고, 그 기반 위에서 향후 국정 방향을 전망해 보는 중요한 시기다. 그 진단과 계획이 나왔다면 응당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지금이라도 윤 대통령이 취임 1년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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