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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총격참상 사진-영상 방치… 폭력적 콘텐츠 무분별 확산 책임”

입력 | 2023-05-10 03:00:00

머스크 인수 뒤 관리인력 감축
외신 “유료인증제 도입후 악화”



텍사스, 총기규제 강화… 눈물 흘리는 희생자 부모 8일 미국 텍사스주 하원 지역사회안전위 원회가 AR-15 계열 반자동 소총 구매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높이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지난해 텍사스주 유밸디 롭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딸을 잃은 아벨 로페스(오른쪽)가 주 의사당에서 희생자 21명의 사진을 담은 플래카드를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스틴=AP 뉴시스


한인 일가족 등 8명의 생명을 앗아간 6일 미국 텍사스주 아웃렛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이 피를 흘리는 모습 등 적나라한 현장 사진과 영상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전방위적으로 퍼졌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트위터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트위터가 지적받는 대목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인수한 뒤 콘텐츠의 안전성과 위법성을 검토하는 신뢰·안전팀 인력을 대폭 감축했다는 점이다. NYT는 “폭력적 콘텐츠 관리에 대규모 투자를 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에서는 이번 사건을 검색해도 뉴스 보도나 덜 폭력적인 영상들이 주로 나타났다”고 비교했다. 외신들은 트위터가 해명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트위터가 도입한 유료 계정 인증제 ‘블루틱’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도 지적했다. 이런 계정에는 “가해자는 흑인 우월주의자”라는 가짜 주장도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N방송도 “머스크 CEO는 유료 사용자의 게시물이 더 많이 노출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이들이 올린 폭력적 이미지는 더 많이 퍼졌다”라고 비판했다.

과거에는 베트남 전쟁 때 보도된 ‘네이팜 소녀’ 사진이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등 자극적인 이미지들이 때때로 중요한 사회적 논쟁을 촉발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소셜미디어는 총기 난사 등 폭력적인 콘텐츠를 무책임하게 확산시킨다는 비판이 인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세라 로버츠 교수는 “안타깝게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는 전통적 미디어 기업과 달리 이미지를 유통해 이익을 얻도록 설계돼 있다”고 짚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