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1kWh당 7원 인상 유력 검토 확정땐 내달부터 오른 전기료 납부 與, 한전 자구안에 여전히 불만족 업계 “정치권 주도 이례적” 지적
당정이 이번 주 한 달가량 미룬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 1kWh(킬로와트시)당 약 7원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 건물에 설치된 전기계량기를 가리키고 있다. 뉴스1
9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분기 전기요금 인상안 및 한국전력공사 자구안이 11, 12일경 당정 협의를 거쳐 대통령실 보고 후 산업부 산하 전기위원회 심의·의결에서 최종 확정된다.
여당과 기획재정부는 물가 부담과 더불어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 논란을 의식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 폭을 10원 미만으로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잇단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부담이 커지자 여당은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한전의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전은 보유 부동산 매각, 고위직 성과급 반납, 임직원 임금 동결 등을 담은 20조 원 이상의 자구 계획 초안을 8일 당정에 제출했다. 한전은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와 영등포구 남서울본부의 분할 매각을 제시했다. 서울시내 노른자위 땅을 팔아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
하지만 여당에서는 한전의 자구안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전이 앞서 20조 원 규모에서 이번에는 자구책을 30조 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늘려 왔다”며 “다만 자구책 확정과 전기요금 결정 시점 등에 대해서는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한전의 고강도 자구안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승일 한전 사장의 사퇴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자구안에 정 사장의 퇴진이 담길지는 미지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전 사장 문제와 관련해 인사 문제에 대해 직접 말하긴 어렵다”라면서도 “(자구안과 사장 퇴진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김형민 기자kalssam35@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