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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쇠 누가 당겼나…‘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2심서도 책임 공방

입력 | 2023-05-10 15:55:00

21년 동안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승만(왼쪽)과 이정학이 지난해 9월2일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22년 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피고인들이 항소심에서도 살인의 직접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10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이승만(53)과 이정학(52)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이 사건 주범으로 꼽힌 이승만 측은 “범행 당시 총기를 이정학이 발사했다”며 직접 책임을 오인한 1심 판단과 양형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특히 1심 판결 뒤 이승만이 전북경찰청에 ‘백경사 살인사건’의 범인이 이정학이라고 제보한 것과 관련, 이정학이 진범이 맞다면 강도 습벽 등을 이 사건과 연관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승만 측은 전북경찰청에 백경사 사건 관련 수사기록 등을 요청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래 전 사건이어서 사실상 피고인들의 진술만 남은 상황”이라며 “혐의 소명을 위해서는 이정학의 진술을 탄핵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피고인 증인 신문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이정학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죗값을 받아들이겠다. 다만 이승만이 저에게 살인 혐의를 떠넘기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정학은 이날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고 싶고 결코 무거운 형량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검찰 항소 등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항소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정리해 내달 21일 피고인 증인신문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은 2001년 12월21일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권총으로 현금 수송용 가방을 운반하는 피해자(45·은행 출납과장)를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챙겨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범행 2개월 전 대전에서 순찰 중인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총기를 훔쳐 범행에 사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