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 직접 글 올려 남성들, 인근 자영업자였다 카페 직원, 처벌 원하지 않아
커피잔 던지는 중년 남성. CCTV 갈무리
카페 직원의 흡연 제지에 테이블에 커피를 붓고, 컵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린 남성 중 한 명이 뒤늦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카페 사장인 A 씨는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카페 흡연건 사과하러 오셨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이같이 전했다.
A 씨는 “그날 (남성 손님 두 명이) 술을 많이 드셨다고 하는데 제가 생각한 것보다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카페) 테라스에서 흡연이 가능한 줄 알았는데 직원이 제지하자 기분이 상했다더라”며 “컵을 집어 던질 생각까지는 없었고 손에 (컵 고리가) 걸려서 (미끄러지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냐, 매장에 있지 않을 때 사과하러 와서 이것저것 물어볼 수 없었다”고 했다.
앞서 중년의 남성 두 명은 지난 6일 오후 8시경 인천시 서구 석남동의 한 카페에서 커피잔을 던지고 테이블 위에 커피를 쏟아붓는 등의 행패를 부렸다. 이들은 카페 직원이 금연 구역에서 흡연하는 것을 말리자 이처럼 행동했다. 실제로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직원이 골목을 향해 손을 가리키자 한 남성이 일어나 컵에 담긴 음료를 테이블 위에 부어버렸다. 또다른 남성은 음료가 담긴 컵을 인도로 던져버렸다.
커피를 테이블 위에 부어버리는 남성. CCTV 갈무리
사장 A 씨는 두 남성이 하는 일에 더욱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처럼 자영업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인근 자영업자로, 서로 다른 매장 사장님이시더라. 이 근방에서 20년 가까이 장사하셨다고 한다”며 “지인이 뉴스를 보고 아는 사람 같다고 알려주셨다. 그분들에게 설명하니 상황을 인지 못하다가 이튿날 경찰서로 자진출두해 조사받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페에도 몇 번 오셨고, 지인의 지인이 하는 가게라는 것도 알고 계셨다는데 너무 큰 배신감”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법적 절차는 밟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A 씨는 “직원(피해 당사자)이 사과만으로 충분하다고 이제는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도 가능한 처벌은 다 원한다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에 방문해 직원에게 직접적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의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직원이 정말 많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하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은 따로 전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