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IT업체 대표에게 가상화폐 투자 맡긴 뒤… “매주 30% 수익 내라” 감금-폭행 146억 뜯어

입력 | 2023-05-11 03:00:00

헤드기어 씌우고 수건 물린채 때려
도망가자 지인 2명 끌고와 폭행도
조폭출신 등 16명 붙잡아 8명 구속




주범 김 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난해 2월 3일 피해자들을 상대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정보기술(IT) 업체 대표에게 가상화폐 투자를 맡긴 뒤 감금과 폭행, 협박을 통해 146억 원을 뜯어낸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수천만 원을 맡긴 뒤 “매주 수익률 30%를 무조건 달성하라”며 조직폭력배 영화를 방불케 하는 가혹한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2021년 2∼12월 IT 업체 대표 A 씨(37)로부터 146억 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조폭 출신 김모 씨(36) 등 일당을 붙잡아 8명을 구속하고 총 1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주범 김 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난해 2월 3일 피해자들을 상대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21년 2월경 마스크 사업을 논의하며 알게 된 A 씨가 코인 거래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김 씨는 “나도 수천만 원을 투자할 테니 매주 수익률 30%를 무조건 내라”고 강요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2021년 8월경 수익금 지급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자신이 묵던 호텔에서 A 씨의 얼굴에 헤드기어를 씌우고, 입에 수건을 물린 채 주먹과 발 등으로 수십 차례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경 A 씨가 도망가자 A 씨의 지인 2명을 서울 강남구 사무실로 끌고 와 13시간 동안 감금한 채 흉기로 손가락을 베고, 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차별 폭행하기도 했다.

주범 김 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난해 2월 3일 피해자들을 상대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김 씨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 법인 계좌로 수익금을 받는 등 ‘지능형 조폭’의 모습도 보였다. A 씨가 도망가자 인터넷주소(IP)를 추적해 행방을 쫓기도 했다.

A 씨는 지속적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어머니 집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김 씨에게 총 146억 원을 건넸다.

주범 김 씨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난해 2월 3일 피해자들을 상대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