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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한전, 11~12일 1분기 영업실적 발표…대규모 적자 불가피

입력 | 2023-05-11 05:55:00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3.5.10/뉴스1

지난해 적자만 수십조원을 낸 한국전력공사(015760), 한국가스공사(036460)의 올해 1분기(1~3월) 영업실적이 11~12일 공개된다. 한전의 경우 지난 1분기 khw(키로와트시)당 13.1원으로 상당 폭 요금 인상이 이뤄졌음에도 5조원가량 적자가 예상된다.

가스공사도 지난해 말까지 8조원대였던 미수금이 올해 1분기에는 11조원으로, 3조원 더 늘 것이란 전망이 짙다. 이들 에너지 공기업들은 생산원가를 반영한 ‘요금 현실화’만이 재무위기를 개선할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2분기 요금 인상도 한 달 넘게 미뤄지고 있는 상황 속 천문학적인 적자 늪에서 탈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가스공사는 ‘2023년 1분기 결산실적’을 공시힌다. 12일에는 한전이 1분기 결산실적을 공개한다.

먼저 가스공사의 미수금 규모는 올 1분기에만 3조원이 더 늘어 누적 미수금만 11조원으로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스요금의 경우 지난 1분기에도 동절기 서민부담을 이유로 요금이 ‘동결’된데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급등하면서 수입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국내 LNG 도입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한 478만9727톤을 기록했다. 수입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당시 고가의 국제 LNG 가격이 반영되면서 수입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9.1% 증가한 62억538만달러를 기록했다.

가스공사 미수금은 2021년 말 1조8000억원에서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1분기 4조5000억원으로 불었다. 지난해 말 누적 미수금은 9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에만 역대 최대 규모인 32조원의 영업적자를 낸 한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khw(키로와트시)당 13.1원으로 상당 폭 요금 인상이 이뤄졌음에도 1분기 영업적자 추산액은 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매 분기에 걸쳐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져왔지만, 여전히 적자를 해소하기는 미약한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 대구 사옥 전경. ⓒ News1 DB

한전은 오는 2026년까지 재무위기 타개를 위한 누적적자를 해소를 위해서는 올해 전기요금을 ㎾h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국회에 보고했었다.

물론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 다만 단계적 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부가 지난 1분기 전기요금을 ㎾h당 13.1원을 올리면서 올해 네 차례에 걸쳐 ㎾h당 52.4원(13.1×4)으로 잠정 목표액을 달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장기화 중인 고물가 상황 속 정부는 애초 3월까지 결정해야 할 2분기 전기·가스요금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서민부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다만 그러면서도 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은 숨기지 않았다. 즉 올리긴 올려야 하는데, 인상 폭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의견조율이 물가당국인 기획재정부와 에너지당국인 산업부 간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미뤄뒀던 2분기 요금 인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직전분기(1분기 ㎾h당 13.1원 인상)보다는 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전의 재정난은 쉬이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되면서 한전은 회사채 발행으로 비용 부담을 버텨내고 있다. 올해 1분기 한전채 발행 규모는 약 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었다. 지난해 한전채를 발행해 발생한 이자는 1조4000억원으로 하루 평균 38억원 수준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한전채 발행 규모가 늘면서 자금 쏠림 현상이 발생해 시장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당정은 이날 오전 협의회를 열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을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정부여당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아직 인상 폭과 관련한 내부 의견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상 폭과 관련해서는 kwh당 7원 인상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전 1분기 인상 폭이 kwh당 13.1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 정도의 인상 규모다. 확정된 요금 적용은 이미 2분기가 40일 넘게 훌쩍 지난 상황에서 12일 바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