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바흐무트 민간인 거주구역에 소이탄을 사용한 러시아군. @SIKORA_slava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지역을 침공한 러시아 육군 72자동소총여단이 우크라이나군에게 격퇴됐다. 해당 부대는 러시아군 내부에서도 실전을 거듭해 최정예로 평가받던 부대였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육군 제3강습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식적으로 러시아 72여단이 바흐무트 근처에서 외곽으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바흐무트 지역에서 전투를 치루고 있는 우크라이나군 아조프 연대 관계자 안드리 빌레츠키는 “바흐무트 전선에서 러시아 제72여단 예하 6대대와 7대대가 거의 전멸했고 정보부대도 격파당했다”며 “러시아군이 사용하던 전투차량 다수가 파괴되고 병력 상당수도 포로로 잡혔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을 방어하고 있는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도 이날 “러시아 72여단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현지 매체를 통해 밝혔다.
그는 “2개 대대가 심각한 피해를 본 것이 맞다”면서 “하지만 불행히도 아직 여단 전체가 파괴된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흐무트의 전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바흐무트 전선에서 이탈하는 러시아 육군 72자동소총여단 병사들.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제공
우크라이나군 올렉 산드르시르스키 육군사령관 또한 “반격작전 결과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최대 2㎞ 후퇴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72자동소총여단과 함께 전투에 참여한 러시아군 PMC(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에브게니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이 퇴각하고 있다”며 “제72여단이 점령지 3㎢를 빼앗기고 바그너 그룹도 500명의 전투원을 잃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와 관련해 “바흐무트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지역) 공세는 실패했다”며 “러시아는 (최근 한동안) 실제 전략적이고 중요한 지역을 어느 곳도 점령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격퇴발표는 러시아군 측인 프리고진이 말한 부분과 내용이 일치하며 러시아군 일부의 바흐무트 후퇴는 양측에 의해 교차검증이 된 것이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요충지다. 지난해 9월부터 러시아 정규군과 바그너 그룹은 이 지역에 대규모 공세를 걸었고 우크라이나군은 지금까지 사수작전을 벌이면서,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러시아군 진지에 사격을 가하는 우크라이나군 다연장로켓.
러시아군은 지난달까지 바그너 용병들을 앞세워 이곳 중심지를 3면 포위해 함락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우크라군의 끈질긴 항전과 최근 러시아 군부와 바그너 그룹의 내분으로 러시아군의 공세력과 장악력이 크게 약화됐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