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약 1년 만에 최대 3000억 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0년 만기로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달 중순 수요예측을 통해 발행 규모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 원으로 증액발행할 수도 있다.
이달 말 발행할 예정으로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며, 인수단으로 한양증권과 교보증권, 하나투자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이 참여한다. AA0의 신용등급을 지닌 우리은행의 후순위채는 지난해 7월 2700억 원 모집에 40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우리은행은 해당 수요를 모두 받아 4000억 원으로 증액발행할 만큼 인기가 높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424조5000억 원, 총여신 295조7000억 원, 예수금 323조4000억 원의 외형을 갖춘 대형 시중은행이다. 우리은행은 국내 4대 대형 시중은행 중 하나로 다각화된 대출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상 은행권에서 연말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다음해 대출 자산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BIS 자기자본관리 목적으로 자본 확충 계획도 세우게 된다. 이 계획에 따라 대부분 국내 은행들은 상하반기에 정기적으로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관리한다. 우리은행은 후순위채를 가급적 올 상반기 내에 발행하기 위해 시장을 모니터 해 왔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상반기 자본 확충을 서두르는 이유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 유동성 등과 관련된 시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고,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담당자는 “올 1분기 BIS 비율이 개선 됐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발행을 진행하다”며 “차주 구체적인 발행계획이 확정되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추가 발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