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이 고금리에도 증가세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5% 이상의 금리가 적용되는 가운데도 최근 3개월간 대출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를 앞두고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어 부실 관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4조6358억원으로 최근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세 달 사이 대출잔액은 1조5000억원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1년 전 같은 시기 물적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3.39~3.56%,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2.88~4.45%였던 것과 비교하면 2%포인트 이상 오른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신용등급이 낮아져 가산금리가 이전보다 올라 금리가 상승하거나 부동산 시장 침체로 담보물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받는 개인사업자 차주들이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개인사업자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 말(0.33%)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0.20%)에 비해서는 0.19%포인트가 뛰었다.
다중채무자의 부실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이중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이 720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70% 이상이다.
게다가 9월부터는 그동안 미뤄준 대출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부터는 정상적으로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각각 3년, 1년씩 추가 연장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은 대책을 마련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에 대비해 연체 및 연체 우려 차주에 대한 자체 채무조정 등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선제적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