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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에 보낸 수용자 편지 검열한 교도소장…인권위 “인권침해”

입력 | 2023-05-11 15:08:00

국가인권위원회


수용자가 방송사에 편지를 보냈다는 이유로 내용을 검열한 교도소장의 행위는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수용자의 편지를 부당하게 검열하는 일이 없도록 해당 교도소에 대책을 마련하고 담당 교도관 등에게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진정인 A씨는 ‘교도관이 진정인의 개인정보를 다른 수용자에게 누설했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B방송사 탐사프로그램 제작진에게 발송했지만 교도소장(피진정인)이 이를 무단으로 검열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교도소장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수용자의 일방적 주장 또는 교정시설의 비공개성이 요구되는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반 국민에게 교정행정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는 등 교도소의 안전·질서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교도소측은 A씨가 지난해 3월 작업거부로 징벌 처분을 받은 것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형집행법에 규정된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돼 해당 검열이 정당한 업무 집행이라고 회신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조사·징벌기간 동안 A씨가 작성한 자술서와 진술조서 등에서 교도소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해당 기간 중 진정인이 법무부·경찰서 등에 청원 및 민원 등을 제기한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권리구제 절차를 이용했다는 것이 진정인의 편지를 검열한 행위에 대한 합당한 이유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언론 취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 과정도 교도소장의 직무상 필요한 업무 중 하나”라며 “부당 검열이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담당 교도관 등에게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