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수십 억 상당의 코인을 소유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남국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시작했다.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조사 결과 도덕적인 문제가 드러날 경우 당 윤리감찰단으로 사안을 넘긴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외부 전문가 선임에 돌입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진상조사단은 김병기 당 수석사무부총장과 당내 금융전문가로 꼽히는 이용우 홍성국 의원, 변호사인 김한규 의원으로 구성됐다. 김 부총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조사 범위는) 계좌 거래내역과 가상자산 거래내역 등을 살펴보면 의문이 상당 부분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어 “전반적인 것을 살펴보겠다”면서도 “이해충돌 여부까지 살펴봐야 하는지는 (내부) 이론이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하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한 만큼 조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김 의원 측은 코인 보유 의혹과 관련해 외부 시민단체 등에 조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그러나 편향성 지적 등이 나올 수 있어 당 진상조사단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렸다.
진상조사와 별도로 당내에서는 김 의원을 향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본인으로서는 대단히 억울하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국민들이 왜 화가 났는지 냉정하게 자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2030 세대는 김 의원 의혹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며 “중도층 표심에 있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보다 이번 사안을 더 심각하게 보는 의원들도 많은 만큼 이번 주말 쇄신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