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던파-FIFA 판매 크게 늘어 ‘배틀그라운드’ 크래프톤도 호조 엔씨소프트-넷마블은 실적 악화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게임업계의 1분기(1∼3월) 성적표도 ‘킬러 지식재산권(IP)’ 보유 여부가 갈랐다는 평가다. ‘던전앤파이터’, ‘배틀그라운드’ 등 글로벌 히트작 IP를 보유한 넥슨과 크래프톤이 호성적을 거둔 반면 엔씨소프트-넷마블-카카오게임즈 등은 영업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일본 법인을 통해 글로벌 실적을 발표하는 넥슨은 1분기 매출액이 1241억 엔(약 1조1920억 원), 영업이익은 563억 엔(약 5406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46% 늘어난 수치다. 단일 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PC 부문에서 축구게임 ‘FIFA’ IP와 장수 IP 던전앤파이터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FIFA 온라인4는 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춘제 패키지 판매가 전망치 이상의 호조를 보였다. 넥슨의 1분기 PC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한 931억 엔(약 8940억 원)에 이른다.
크래프톤도 글로벌 핵심 IP인 총쏘기게임(FPS) ‘배틀그라운드’가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크래프톤은 매출액 5387억 원으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영업이익은 28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역대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이 하락한 데는 임직원이 행사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포함해 약 100억 원의 주식 보상 비용이 나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액 4788억 원, 영업이익 81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67%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3732억 원이었던 ‘리니지W’ 매출이 1분기 1226억 원으로 3분의 1로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일각에서는 올 상반기(1∼6월) 엔씨소프트가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선 배경으로도 유사 장르인 아키에이지 워 출시로 인한 ‘리니지 2M’ 매출 타격을 꼽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도 11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3% 줄었다. 넷마블은 영업손실 282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게임사들은 신작 러시를 통해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7∼12월) 자사의 올해 최대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TL)’를 출시한다. 이달 24일부터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며 이용자 피드백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TL은 서구권에 한국 게임사가 출시한 게임 가운데 최고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넷마블도 올해 2분기(4∼6월)부터 인기 웹툰에 기반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등 9종의 신작을 발표하며 성적 부진 만회를 꾀한다. 넷마블은 특히 최근 다시 문을 개방한 중국 시장에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획득한 게임 5종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