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대회 63kg급 결승서 한판승 작년 6월 출산한 딸과 내내 동행 우승 직후 관중석 딸 향해 ‘하트’ 출산 공백에 시드 혜택 못받았지만, 1R부터 경기 압도… 현역 최다 金
클라리스 아그베그네누(프랑스)가 11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 세계선수권 여자 63㎏급에서 대회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 때 손가락 6개를 펴 보이며 웃고 있다.
아그베그네누는 11일 카타르 도하 ABHA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63kg급 결승에서 안드레아 레스키(26·슬로베니아)에게 한판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3분 29초 만에 절반을 따낸 데 이어 3분 43초에 누르기로 절반을 더 보태 한판승을 완성했다. 레스키는 2021년에 이어 이번에도 아그베그네누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아그베그네누는 잉그리드 베르그만스(벨기에)와 함께 세계선수권 여자 선수 최다 금메달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니 료코(일본)와 원퉁(중국)이 금메달 7개로 이 부문 공동 1위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아그베그네누가 최다 우승자다. 아그베그네누는 앞서 2014, 2017, 2018, 2019, 2021년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을 밟았다.
부모가 아프리카 토고 출신인 아그베그네누는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났다. 예정보다 두 달 일찍 세상에 나온 그는 한 달간 인큐베이터 안에서 지내야 했다. 2kg의 몸무게로 태어난 그는 신장 기형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한때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다시 부모 품에 안겼다. 당시 수술을 했던 의사는 아그베그네누를 ‘투사(fighter)’라 부르기도 했다.
아그베그네누는 이번 대회에서 투사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2월 열린 텔아비브 그랜드슬램에서 7위에 그쳐 세계 랭킹 17위가 된 그는 이번 대회 시드를 받지 못해 1라운드부터 경기를 치러야 했다. 1, 2라운드를 한판승으로 따낸 아그베그네누는 결승전까지 6경기를 치르는 동안 소극적 경기 운영에 따른 지도를 세 번밖에 받지 않았다. 그만큼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는 의미다.
딸과 함께 시상식 대기 아그베그네누가 생후 11개월 된 딸을 무릎에 앉힌 채 시상식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모습. 아그베그네누의 오른쪽은 남자 81kg급에서 동메달을 딴 한국의 이준환. 사진 출처 국제유도연맹(IJF) 홈페이지
이날 남자 81kg급에 출전한 한국의 이준환(21)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프랑수아 고티에(25·캐나다)를 1분 22초 만에 한판승으로 눌렀다. 앞서 8강전에서는 도쿄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나가세 다카노리(30·일본)를 연장 승부 끝에 절반으로 꺾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